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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리려던 70대·퇴근 늦춘 공항직원…브뤼셀테러 희생자들

희생자들 브뤼셀과 세계 각지서 온 테러 희생자들의 기구한 사연

아내 살리려던 70대·퇴근 늦춘 공항직원…브뤼셀테러 희생자들
벨기에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테러는 평범한 시민 32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깊은 상실감에 빠뜨렸다.

dpa, AFP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테러 발생 1주일 만인 29일(현지시간) 사망자 수를 32명으로 정정해 발표했다.

희생자 1명이 현장 사망자와 병원 이송 후 사망자 명단에 모두 포함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희생자들은 벨기에(17명), 미국(4명), 네덜란드(3명), 스웨덴(2명), 영국·중국·프랑스·독일·인도·이탈리아·라이베리아·모로코·페루(각 1명) 출신이다.

이중 국적자가 여러 명 있어 국적은 중복해 계산됐다.

모든 사망자 신원이 확인되면서 삶과 가족, 연인, 일, 브뤼셀이라는 도시를 사랑한 희생자들의 사연이 조명받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자벤텀 국제공항에서 짐 검색을 담당하는 파비엔 반스테인키스트(51)는 오전 6시에 교대근무 시간이 끝났지만, 동료를 도우려고 2시간 추가 근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공항 자폭범들은 오전 8시께 폭탄을 터뜨렸다.

어린 시절 만나 35년을 함께한 남편 에디 반 칼스터는 프랑스 방송 TF1에 "아내는 종종 '난 테러로 죽을 거야'라고 말하곤 했다"며 "아내는 내 인생 전부였다. 아내가 피아노 하얀 건반이라면 나는 검은 건반 같은 존재였다"고 비통해했다.

그러나 그는 "(테러범들을 향해) 증오와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벨기에 TV 기자인 비셸 비자르는 건강보험 기구에서 일하는 변호사인 딸 로리안(27)을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잃었다.

그는 "로리안은 공정성과 정의, 관용, 양성평등을 맹렬하게 변호했다"고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테러에 증오로 맞서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인도 보안업체 인포시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라가벤드란 가네산(31)은 고향 첸나이에 갓 출산한 아내와 생후 한 달 된 아들을 두고 직장이 있는 브뤼셀로 돌아와 출근하던 길에 지하철역에서 숨졌다.

벨기에 대학생 바르트 미곰(21)은 여자친구 에밀리 아인선만이 있는 미국 애틀랜타로 가려 공항으로 가던 길에 여자친구와 통화했고 탑승 직전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기로 했다.

에밀리는 미국 NBC 방송에 "바르트가 애틀랜타로 오는 발걸음마다 내게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로부터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사랑해'였다"고 말했다.

미국, 쿠바, 유엔 주재 벨기에 대사를 지낸 앙드레 아당(79)은 아내를 보호하려다 공항에서 변을 당했다고 딸 지지가 전했다.

지지는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상처가 될 것"이라며 "평생 전 세계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지지의 어머니는 테러 이후 입원해 있다.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제임스 케인은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야 네덜란드인 희생자 알렉산더 핀크자우스키(29)가 자신의 사위임을 알게 됐다.

케인의 딸 캐머런은 사고 발생 후에야 알렉산더와 2013년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이들이 결혼 사실을 숨긴 사연은 전해지지 않았다.

알렉산더는 여동생 사샤(26)와 함께 공항에서 숨을 거뒀다.

예니퍼 바에츠만은 독일 아센에 있는 핸드볼 클럽 코치로, 남편 라르스와 함께 뒤늦은 신혼여행에 나섰다가 공항에서 변을 당했다고 삼촌이 전했다.

남편 라르스는 테러로 다쳐 입원해 있다.

예니퍼는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때 페이스북에 "파리를 위해 기도한다"고 썼다.

네덜란드에 13살 난 딸을 남겨두고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열리는 계부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공항으로 향한 엘리타 보르보르 웨아(40)도 사망자 명단에 올랐다.

평소 브뤼셀과 브뤼셀 시민을 사랑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스웨덴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미 아트레그림(30), 유능한 영화 음향 엔지니어인 질 로랑, 인정받는 바이올린 연주가 멜라니 데피즈(29)도 테러로 희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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