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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신체 사이즈 적어내! 너네 미래 위한 거야"

* 대담 : 강청완 SBS 기자

▷ 한수진/사회자:
 
한 대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이상한 이력서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허리 둘레나 상의 치수 같은 신체 사이즈부터 자신의 외모 순위 심지어 잘생긴 신체 부위와 성형하고 싶은 신체 부위를 쓰라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데요.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들에게는 취업을 위한 것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쓰라고 했다고 합니다. 과연 이런 내용들이 취업에 필요할지 모르겠는데요. 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강청완 기자와 전화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강청완 기자?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일단 이 이력서 정체가 뭔가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이 이력서는 충북의 한 대학교 방사선학과 1학년 전공 교양수업인 진로와 취업 설계라는 수업에서 나눠주는 이력서인데요. 처음에는 이상한 이력서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력서 한 장만 받아 봤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눈에 확 뜨이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태몽 꿈이나 돌날 잡은 것 또 신체 사이즈나 당신의 미의 기준이라고 해서 외모를 순위로 매겨라 그리고 잘생긴 신체 부위, 신체 중 성형하고픈 부위 또 어떻게 성형하고 싶은지 까지 쓰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참 별개 다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교수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잘 가지 않는데요. 이런 걸 굳이 물어보는 이유가 있었나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안 그래도 학생들도 조금 의아하게 생각한 학생들이 있어서 교수한테 물어봤는데 해당 교수는 취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나중에 취업할 때 면접관들이 이런 질문을 반드시 물어보니까 너희는 대비를 해야 한다. 나 자신을 잘 알아야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꼼꼼히 반드시 자세히 써서 마음에 들면 자기가 갖고 마음에 안 들면 찢어버린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똑바로 써서 내라 이런 이야기네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가 학생들의 신체 사이즈, 잘생긴 신체 부위 이런 걸 물어봤다는 얘기죠?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새 사실 이런 거 물어보면 큰일나죠.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민감해지면서 사소한 것도 문제되는 판에, 아시다시피 신체 사이즈나 이런 부분들은 인권 침해 소지도 있는데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불쾌하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써라 너희의 미래를 위한 것이니 써라 이렇게 했는데 학생들은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아시다시피 교수님이 위치가 있어서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치가 있다 보니까 학점도 있고 요새 취업 때문에 학점이나 이런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교수도 학과 특성상 방사선학과라는 특성상 취업이 굉장히 중요한데 교수 추천서도 필요하고 하니까 싫지만 교수가 시키는 거니까 어쩔 수 없이 쓴다는 분위기가 전체에 팽배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이력서를 냈다는 건데 말이죠. 그런데 이 이력서만 문제가 된 게 아니라면서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맞습니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이력서만 봐도 대충 아시겠죠 분위기가. 그래서 이 교수님이 정년퇴임을 다른 대학교에서 하고 7년 동안 이 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일한 분인데 나이가 60대 후반 그 정도 많이 되셨습니다. 수업 방식 자체가 듣기 거북할 정도로 폭언과 욕설을 많이 하시는데
 
▷ 한수진/사회자:
 
수업 시간에?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업 시간에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그러니까 거의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수업의 거의 절반 이상이 폭언과 욕설이라고 할 정도로 실제로 저희가 어느 정도인지 한 학생한테 수업 내용을 녹취한 음성 파일을 구해서 쭉 들어봤는데 이건 방송 불가다 할 정도로 육두문자가 계속 이어지고
 
▷ 한수진/사회자:
 
도저히 방송에 낼 수 없을 정도로 그 정도로 욕설이 많았다 하는 말씀이세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맞습니다. 이 교수가 자신의 강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게 있는데 너희는 인권이 없다. 너희가 망신을 당하면서 배워야 하고 그렇게 배워야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나는 너희를 존중해주지 않을 거다. 이런 얘기를 서슴없이 학생들에게 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권이 없다. 그러면서 욕설 거의 절반 가까이 수업의 폭언을 했다는 건데 이런 교수법이 있나요. 이렇게 폭언과 욕설을 하다 보면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습니까?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그렇습니다. 습관적으로 음담패설이라든지 욕설을 이어서 하시는 분인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딱 옛날 분이세요. 역시 방송에 낼 수 없을 정도로 그랬는데 예를 들면 원자와 분자의 관계 플러스 마이너스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남녀 관계 성관계에 비유한다든지 하는 건데 문제는 수업 대상이 갓 20살 된 여학생들도 같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 몇 개만 소개하면 어떤 남학생이 성기를 지칭하는 그런 은어를 얘기하면서 너 어디가 잘 생겼냐 한번 보여줘봐라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든가 아니면 조금 기가 막혔던 대목이 어떤 대목이 있었느냐 하면 취업을 너네가 해야 하나는 취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좋아하는 여자가 환자로 오면 가운 안에 아무 것도 안 입고 있다 가운 안에. 그러니까 너희가 취업을 꼭 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게 어떻게 재미가 될 수 있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수업 시간에 거의 습관적으로 했다는 말씀이신 거죠?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두 번도 아니고.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정말 걱정이 되네요. 뭐라고들 하던가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저희도 취재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났는데 듣는 제가 어쩔 줄을 어떻게 달래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 나아가서는 자괴감까지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2시간 내내 욕을 들으면서 모욕감을 느꼈다고 한 학생도 있고 어쨌든 부모님이 주신 비싼 등록금으로 학교를 다니는데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다녀야 하나. 그리고 또 학교가 지방에 있다 보니까 어떤 학생들은 지방대를 들어가서 이런 대접을 받나 하면서 참 많은 고뇌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문제를 분명히 제기했을 것 같은데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나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아니나 다를까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까지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들어갔을 때는. 학생들이 언론에 저희한테 제보를 하게 된 경위가 이런 제보를 했는데 다른 조치는 없고 외부로 말조심해라 이런 함구령부터 내려왔다는 거죠. 학교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이유로. 그래서 일부 학생들이 요새는 SNS에 많이 올리지 않습니까. SNS에 올렸는데 선배들이 단속에 나서고 해서 학생들도 실제로 저희가 만난 학생들이 굉장히 두려워하고 자기가 신분이 노출이 돼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그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부 학생들은 SNS에서도 이런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런 걸 선배들도 지워라, 이렇게 단속을 했다는 얘기예요?
 
한 지방대의 ‘이상한 이력서’와 어떤 ‘불감증’에 대하여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네 맞습니다. 학교 측 반응도 문제였는데 저희가 직접 만난 학교 관계자들 학과장이라든지 책임자들의 생각은 조심스러워는 하는데 이게 자소서 아까 말씀드렸던 이력서가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하시고 저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확인을 했는데 이건 문제가 있냐고 하니까 고개를 갸웃 거리는 정도였고 욕설을 한 거 아까 신체 사이즈 이런 건 학생들의 가운 사이즈를 몰라서 그렇게 물어본 것 같다고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게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정말 큰 문제네요.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저도 가장 인상 깊게 느꼈고 심각하게 생각한 게 이 대목인데. 제가 그냥 교수 한 명의 잘못이라면 개인의 일탈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학생들 너무 고통스러워하는데 학교나 교수는 아예 모르고 이게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부분은 교수 한 사람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방조하고 묵인하고 학교 측이 어떻게 보면 7년 동안 이 교수가 계속 강의를 하게 하면서 일을 키워온 측면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저희가 취재를 들어가고 보도를 결심하게 된 부분입니다. 이런 게 어떤 게 문제가 되느냐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게 자기 딸이나 여자 친구가 당했으면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 이런 문제의식이 저희 이번 취재에 문제의식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도하고 난 이후에는 어떤 조치 없었습니까?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보도하고 난 이후에 보도가 나가기 직전에 학교 측에서 연락이 와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당 교수를 사직서를 받아서 면직 처분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는데요. 저희가 해당 교수와도 연락이 닿았는데 이 교수님도 답답했던 게 자기는 잘못한 게 없고 학생들도 전혀 기분 나빠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와중에 제가 만났던 학생들 얼굴이 스쳐갔는데 이 교수님은 학부모들이 기분 나빠했을지는 몰라도 학생들은 기분 나빠하지 않았을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셔서 보도를 저희가 최종적으로 하게 됐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테니까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전화가 왔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우는 사실은 그냥 덮고 넘어가면 안 바뀐다고 봅니다. 불감증이라든지 미온적인 대처 이 모든 게 구조적인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보도를 해서 고치는 게 좋겠다 라고 말씀을 드리고 해서 지금 학교 측에서도 사실 교육이라든지 학교 전체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이라든지 교수들을 상대로 인권 교육 같은 걸 실시한다고 제가 연락을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강청완 기자/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강청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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