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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범기업, 한국 법정서 근로정신대 배상 책임 부인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소녀를 강제동원해 군수공장 등에서 혹사시킨 일본 전범기업이 한국 법정에서 배상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5명이 일본 후지코시 사를 상대로 낸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기일을 오늘 열었습니다.

후지코시 측은 소송 증거나 쟁점이 일본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재판 관할은 일본에 있다며 한국 법정에서 심리가 진행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손해배상 청구권 역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됐으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1928년 설립된 기계·부품회사 후지코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 소녀 1천여 명을 강제로 끌고 가 밤낮없이 군수물자와 병기를 만들게 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11일 다음 기일을 열고 할머니들의 피해 입증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다른 근로정신대 피해자 13명과 유족 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인당 8천만 원에서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사 소송은 전국에서 10여 건이 진행 중이며 승소 판결도 여럿 나왔지만 일본 기업이 실제로 배상한 사례는 없습니다.

판결이 확정돼도 일본에서 집행판결을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실제 배상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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