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쪽에서는 자신들이 금융감독원의 업무 위탁을 받아서 불법 대출자들의 계좌를 추적하고 대금을 반환해 오는 업무를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현금이송 업무를 하면 건당 30만 원을 보장하고, 하루에 최대 3건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수당과는 별도로 주급 50만 원을 보장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일을 하기로 마음먹자 회사측에서는 입사에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했습니다. 당연한 요구겠거니 하고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자기소개서를 회사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상한 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입사를 시키겠다면서도 면접을 보라는 말이 없고, 모든 연락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만 하도록 한 것입니다.
의구심이 생긴 유씨가 회사에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했습니다. 메신저로 발송받은 회사는 확인해보니 해당 주소지에 없는 회사였습니다. 유씨는 그제서야 사기를 의심하고 금융감독원과 경찰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이 진화한 이른바 '레터 피싱'의 한 수법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이 직접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이나 검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돈을 탈취하는 수법이라면, '레터피싱'은 여기서 한단계 더 진화한 수법입니다. 위조한 공문서나 우편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금전을 탈취하거나 보이스피싱 인출책이나 자금 운송책으로 악용하는 수법입니다.
유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유씨가 한 발 더 들어가 실제 일을 했을 경우 보이스피싱 불법자금의 운송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한 피해자는 금융사기단에 이용당한다는 사실도 모른채 2천3백만 원을 대신 인출했다가 뒤늦게 속은 것을 알고 금융당국에 신고한 적도 있습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다급한 심리를 악용해 범죄에 끌어들이는 아주 악질적인 수법인 겁니다. 심지어 중학생들까지 속아서 불법자금 운송책 역할을 하다가 경찰에 입건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유씨의 경우 실제 자금운송 일은 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개인정보는 이미 사기단에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 정보가 앞으로 어떤 범죄에 악용될 지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금융사기단은 유씨의 경우처럼 구직사이트에 올린 연락처를 통해 접근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악용하려는 것이죠. 구직사이트를 통해 연락이 올 경우 실제 존재하는 회사인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상식을 뛰어넘는 높은 보수를 제안한다거나 별도의 입사전형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게 좋습니다. 돌 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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