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허블우주망원경 연구진이 우주가 시작된 빅뱅(Big Bang) 후 불과 4억년 뒤에 만들어진 어린 은하를 관측, 먼 거리 천체 관측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 예일대 파스칼 외시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4일 내놓은 발표문에서 큰곰자리 방향에서 나이가 134억년인 은하 'GN-z11'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8일자)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책임자인 외시 교수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했다"며 "이 우주의 나이가 현재의 3%에 불과할 때 생긴 은하를 본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우주 생성 후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은하를 찾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관측은 과학자들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2018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을 발사한 후에나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먼 은하를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진은 허블우주망원경과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의 색을 분석해 GN-z11의 거리를 결정했다.
허블우주망원경에 탑재된 '와이드 필드 카메라 3'(Wide Field Camera 3)를 이용해 빛을 구성 색깔로 나누는 분광학적 기법으로 정확한 거리를 측정했다.
천문학자들은 은하나 별에서 오는 빛의 '적색편이'(redshieft) 현상을 통해 거리를 결정한다.
적색편이는 우주팽창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멀리 있는 천체일수록 지구에서 멀어지는 속도도 빨라 빛의 파장이 긴 쪽으로 밀리는 적색편이가 커지게 된다.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먼 은하는 132억 살 된 은하로 적색편이가 8.68이었다.
그러나 GN-z11은 적색편이가 11.1로 관측돼 나이가 134억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GN-z11은 크기가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의 25분의 1 정도로 작고 은하 내 별들의 질량은 우리은하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린 은하인 이 은하에서는 별이 우리은하에서보다 20배 빠르게 생성되는 등 성장속도가 빠르다.
공동연구자인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UC 샌타크루즈)의 가스 일링워스 교수는 "이 관측 결과는 초기 우주에 대한 놀라운 단서들을 제공한다"며 "빅뱅 후 첫 별들이 생성된 지 불과 2억∼3억년 후에 이런 거대한 은하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사진=NASA.ESA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