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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가니>, <추격자> 등에 출연한 배우 이상희입니다. 그리고 아들 진수의 아빠입니다.
지난 18일 법원은 죽은 제 아들을 폭행했던 한 청년에 대한 선고를 내렸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제 아들은 5년 전 미국으로 유학 간 지 3개월 만에 차디찬 주검이 돼버렸습니다.
체육시간에 친구와 다툼 끝에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가해학생은 증거가 부족하고, 정당방위가 인정된다며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4년이 흐른 후에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우리 사법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부검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아들의 시신을 다시 무덤에서 꺼내야 하기도 했습니다.
내 아들이 왜 죽었는지 그 원인을 명확하게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의 폭행 외에는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찾을 수 없지만 피고인에 의한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의학적 소견이 부족하고 제출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 법원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이유는 '증거불충분'
즉, 그 아이의 폭행 외에는 우리 아들의 사망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폭행으로 숨졌다는 직접적인 증거 역시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2년 전 아들을 재부검했을 때 배를 강하게 맞아서 심장마비가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검찰도 폭행치사 혐의로 가해자 기소했던 것이고요.
여전히 전 1심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궁금증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전 아빠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함께 있을 순 없지만, 잠든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배우 이상희씨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2월 20일 11시 10분 <그것이 알고싶다:내 아들은 두번 죽임을 당했다> 편에서 방송됩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