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휴일 없이 근무를 계속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20대 회사원에게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과로·스트레스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좀 더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대법원 1부는 사망 당시 29살 김 모 씨의 가족이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2012년 9월6일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두통과 어지럼증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병원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뇌출혈 판정을 받고 닷새 뒤 숨졌습니다.
건축설계 일을 하던 김씨는 같은 해 8월부터 한 달가량을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습니다.
쓰러지기 전날은 상사의 지시로 밤 10시까지 야근을 하면서 시어머니와의 저녁 약속도 취소해야 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자문의는 사망과 업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발병 직전 근무환경이 갑자기 바뀌거나 스트레스가 급증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2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상사의 업무를 일부 떠안은 스트레스와 쓰러질 때까지 점점 늘어난 근무시간을 감안해 '만성 과중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을 다시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4주 전부터 휴무 없이 근무하긴 했지만 보통 오후 8시 이전에는 퇴근해 어느 정도 규칙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업무 변화로 특별히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으리라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뇌출혈의 원인인 뇌동맥류 파열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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