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기분이 들뜨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지만 화려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런 날을 더욱 쓸쓸히 보내는 어린이들이 있다.
부모와 함께 외식을 하는 것은 꿈도 못 꾸고, 평소 갖고 싶은 선물은 아예 기대하기 어려운 소외계층 아동들이다.
성탄절 전날인 2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김하늘(10·가명) 양은 미혼모인 어머니, 한 살 아래 남동생과 함께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보험판매원인 어머니는 얼마 전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김 양은 학교 '방과 후 수업'이 없는 날이면 일주일에 2∼3차례 복지관에 들러 어머니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다.
저녁에 직접 밥상을 차려 동생과 단둘이 밥을 먹는 날도 많다.
아직 어리지만 집안 사정을 뻔히 아는 김 양은 며칠 전 기대도 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도리와 모자를 받아들고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 시민이 동대문종합복지관에 기부한 물품이 전달된 것이다.
이 복지관의 전소현 사회복지사는 "휴일에도 일하는 보호자가 많아 크리스마스나 명절 때 혼자 지내는 아이들이 많다"며 "한창 떼를 쓸 나이이지만 일찍 철이 들어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탄절에 온기를 느끼기는커녕 열악한 환경에서 떠는 아이도 있다.
전남 보성의 시골에 지은 지 50년 넘은 낡은 집에 사는 김소연(9·가명) 양은 5남매의 막내다.
김 양의 집은 욕실이 따로 없어 마당의 수돗가에서 씻어야 하는데 가림막도 없을뿐더러 겨울이 되면 샤워는 엄두도 못 낸다.
화장실도 재래식이다.
일용직 근로자로 생계를 꾸리는 아버지는 허리가 아파 매일 일을 나갈 수 없고, 어머니는 오른팔이 안 좋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사회의 관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은 "소외된 아이들이 생기지 않게 이웃을 돌아보고 주변의 어려운 아이들을 향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있는 가정보다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의 경우 빈곤율이 일반 가정보다 무려 19배가량 높다"며 "아동 빈곤율을 낮추려면 빈곤가정의 소득 주체가 취업할 수 있게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복지사는 "복지관을 찾는 아동 대부분이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출신인 경우가 많다"며 "학교나 주변에서 관심을 둬야 이들 아동이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파산·실직…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더 쓸쓸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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