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월드리포트] 美 '드론' 등록제…사고·범죄 예방할까?

[월드리포트] 美 '드론' 등록제…사고·범죄 예방할까?
지난 7월 유튜브에 총 쏘는 드론으로 불리는 '플라잉 건'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이 총쏘는 드론을 만든 사람은 미국 커네티컷주에 사는 10대 대학생 호와트였습니다.

호와트는 이 동영상이 인기를 끈 직후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체포된 이유는 드론의 불법성때문이 아니라 경찰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였습니다.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고, 출석을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호와트는 이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미 연방항공청은 '플라잉 건'이 연방항공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를 벌였지만 적용할 규정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달 이번엔 드론을 이용한 실제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오하이오 주 맨즈필드의 한 교도소 마당에 헤로인 7g, 마리화나 57g, 담배 142g이 담긴 ‘마약 꾸러미’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들이 서로 이 꾸러미를 차지하려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는데, 외부인이 한 재소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드론에 마약을 실어보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8월에는 메릴랜드주 크레삽타운 교도소 근처에서 20대 남성 2명이 체포됐습니다. 이들의 차에는 총과 실탄, 마약, 포르노테이프 등과 함께 이들 물건을 실어 보내기 위한 드론이 발견됐습니다.

미국 교정당국은 드론을 이용해 마약과 총기를 교도소 안으로 전달하려한 혐의로 이들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올 초엔 드론이 백악관 건물에 부딪혀 추락하는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단순 조종실수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드론의 백악관 진입을 전혀 몰라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고, 이후 드론 공격을 가상한 훈련까지 하고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연방항공청도 이 사건을 계기로 드론에 대한 규제 검토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드론 관련 규정은 이렇습니다.

농약살포나 촬영 등 상업용으로 사용되는 드론은 그때 그때 사안에 따라 허가를 내주고, 취미용이나 오락용으로 이용되는 소형 드론은 비행제한구역(공항에서 8km)과 고도(122m)만 제한할 뿐입니다.

이렇다보니 범죄나 테러 가능성에 이용된다해도 관계당국이 미리 이를 차단하거나 사후에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범죄위험뿐 아니라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2년 사이 미국에서 드론과 비행기가 60미터 안에서 부딪힐 뻔한 경우가 216건에 이르고, 조종사가 드론과 충돌을 피하기위해 방향을 바꾼 사례도 28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드론 구매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사고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비행기 조종사들이 드론이 비행기 이착륙때 가까이 다가왔다고 신고하는 경우가 매달 1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드론과 항공기
이렇게 사고나 범죄는 물론 드론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까지 커지자, 미 연방항공청이 모든 소형 드론에 대한 등록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등록 대상은 무게 250그램에서 25kg 이하의 모든 상업용과 취미용 드론으로, 드론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내년 2월 19일까지, 새로 드론을 구입하는 사람은 첫 비행 전에 이름과 주소,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야 합니다.

이렇게 등록된 드론에는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해 제한구역 진입시 차단하거나 사후에 쉽게 추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등록비는 3년에 5달러인데 등록을 하지 않으면 최대 3억원의 벌금형이나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도록 무거운 처벌규정을 달아 놓았습니다.

상업용 드론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최종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단 무게를 기준으로 해 먼저 소형 드론에 대한 등록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를 맞아 미국에서 70만대 안팎의 드론이 팔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 연방항공청이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방항공청은 소형 드론에 대한 등록제에 이어, 현재 허가제인 대형 상업용 드론에 대한 규제강화 방안과 비행금지구역 진입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