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도 지나왔지만, 출근길에 올림픽대로를 타고 오다 보면 노량진 수산시장 바로 옆에 번듯하게 새로 들어선 건물이 눈에 띕니다. 3년 전에 첫 삽을 뜬 이른바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의 결과물입니다.
내년 1월로 상인들의 이주가 예정돼 있는데요, 이 깨끗한 새 건물에 상인들은 들어가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주일에 두 번씩 아침마다 이사를 거부하는 집회까지 열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권란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지금의 시장은 오래돼서 여름에는 질척거리고 냄새가 나고 겨울에는 춥디추운데, 왜 벗어나지 않겠다는 걸까요?
첫째는 면적이 턱도 없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점포 크기는 별로 차이 나지 않지만, 새 공간은 통로가 좁아서 물건을 진열하거나 작업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고객이 와서 고르기도 쉽지 않고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 임대료까지 올라서 더 울상입니다. 현재는 평균적으로 점포 하나당 보증금 3천만 원에 달마다 29만 원 정도씩 임대료를 물고 있지만, 새로운 건물에선 임대료만 71만 원이 된다는데요, 전기료나 수도료 등 제반 비용까지 따지면 월 200만 원까지도 나올 수 있어서 상인들 속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수협 측은 상인들의 요구를 다 들어줬다고 주장합니다. 2009년 사업설명회를 할 때 경매장과 판매장을 1, 2층으로 나눈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는데, 그때 상인들이 반대해서 현재와 같은 구조로 '수평 이동'하기 위해 땅 2천 평을 사들였었고, 2012년 11월에는 전용면적에 대한 안내문도 보냈다는 겁니다.
그러나 상인들의 입장은 이와 달라서 당시엔 복층이냐 아니냐만 신경 썼을 뿐 그대로 옮겨가는 줄로만 철석같이 믿었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수협은 통로의 사용도 사실상 무단 점용이라며 맞서고 있는데, 상인들은 통로 적치에 대해 그동안 수협이 단 한 번도 점검하지 않았고 심지어 임대 연장 계약서에는 점포와 통로 면적을 합친 숫자를 명시해놓고 사인까지 해왔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니 현대화된 수산시장이 제때 개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40년 세월 우리들의 곁에 있었던 추억과 역사의 장소가 이런 다툼에 휘말렸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 [취재파일] 노량진 상인들…'새 집' 준다는데도 싫다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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