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해외 군사 전문지가 일본의 새로운 미사일을 주요 뉴스로 다뤘습니다. 요즘 일본은 무력 강화에 여념이 없기 때문에 미사일을 다듬고 개발하는 것 자체는 놀라울 일이 아닌데요, 이 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발사 장소가 묘하게도 미국이었습니다. 미·일 동맹의 무게를 짐작게 하는 소식인데요, 김태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지난여름 미국 뉴멕시코주 남부의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일본 추샘카이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진행됐습니다.
1990년대에 낡은 미국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추샘카이는 최대 사거리 50km, 요격 고도 10km 이상으로 적의 초음속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중거리 저고도 담당 지대공 미사일인데요, 이동형 발사대에는 마하 2.5로 비행하는 미사일 6발을 탑재할 수 있고, 레이더는 한꺼번에 100개의 목표물을 탐지해 그 가운데 12개를 골라 요격할 수 있도록 추적합니다.
이번 시험 발사에서는 10개의 비행 표적을 모조리 요격했다고 미 육군은 공식 발표했는데요, 가공할 미사일은 아니지만,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 축인 요격 미사일을 미국의 발사장에서 시험한 광경은 미·일 밀월의 수준을 보여줍니다.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은 8천300㎢ 규모로 사거리 수천km짜리 미사일까지도 주변국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시험 발사를 해볼 수 있는 미군의 가장 넓은 군사시설인데, 이를 빌려줬으니 일본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의 경우 미사일 시험 발사는 서해의 안흥 시험장에서 이뤄지는데 사거리 500km 이상 미사일은 자칫 떨어지는 지점이 영해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시험 발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시험 발사를 실시하며 미국은 추샘카이의 속살을 대충 봤을 테죠. 그런 점에서 마냥 부러워할 일만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 [취재파일] 日 미사일, 美에서 시험발사…남다른 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