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전운 감도는 몰디브…예약한 여행은? '울상'
많은 예비부부가 꿈꾸는 신혼 여행지, 몰디브.
시리도록 투명한 바다. 하얀 모래사장. 바다 위에 떠 있는 낭만적인 방갈로. 이런 풍경이 자연히 떠오르는 몰디브지만 지금 이곳은 풍경과는 걸맞지 않은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이 공공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3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겁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영장 없이도 압수 수색이 가능하고, 체포, 구금 또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집회 시위의 자유와 파업권, 출입국과 관련된 자유도 제한됩니다. 도대체 국민의 자유를 극한으로 억압해야 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은 무엇일까요?
지난 9월 28일(현지시각), 가윰 대통령과 부인은 쾌속정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쾌속정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대통령은 무사했지만 부인과 경호원을 포함해 3명이 다쳤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이걸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으로 보고, 지난달 24일 아흐메드 아디브 부통령을 주요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10여 일이 지난 오늘(현지시각 5일), 부통령은 의회에서 탄핵 됐습니다.
그런데 시끄러운 일은 암살 기도 사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일, 수도 말레 섬 근처에서 폭발물과 총기가 잇달아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건들을 빌미 삼아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국가 안보가 위험한 상태'인 걸까요?
우선 대통령의 쾌속정이 정말 폭탄 때문에 폭발한 것인지 자체가 불확실합니다. 폭발 사건을 조사한
미국연방수사국 FBI는 “쾌속정의 폭발 원인이 폭탄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시점이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직전이었다는 점도 의심을 사는 대목입니다.
몰디브 정부는 지난 2월, 야당인 민주당 총재 모함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을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야당 총재는 결국, 징역 1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비상사태선포와 야당에 대한 압박이 뭔가 같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겁니다.
상황을 지켜보던 미국 국무부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
"몰디브 정부가 즉시 비상사태를 종료해 시민의 헌법상 권리를 완전히 회복하고 정치적 동기에 따른 구속과 기소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야당 지도자인) 나시드 전 대통령의 석방도 요청한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또한 몰디브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그렇다면 몰디브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지금 몰디브에 머무는 우리나라 국민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우선 지금 몰디브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외교부가 외출 자제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부 관계자]
"몰디브 내 우리 여행객을 대상으로 로밍 SMS를 발송해 우리 국민이 리조트 밖으로 외출하는 것을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다."
몰디브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의 경우, 몰디브에 입국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두니아 마우문 / 몰디브 외교장관 -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몰디브는 평화로운 국가이고 지금까지 외국인을 겨냥한 별다른 사건은 없었다. 와서 계속 휴가를 즐기라."
다만, 평소보다 공항을 통과할 때 검색이 강화되고, 외국인 현지 근로자의 경우,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평소보다 빨리 강제 출국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우리 외교부는 교민과 여행객에게 되도록 수도 말레 섬 방문을 자제하고 현지인이 많이 모인 곳이나 집회·시위 장소에는 출입을 삼가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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