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남의 이야긴 줄 알았는데 죽은 오빠가 살아서 우릴 찾는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최종 대상자인 신귀순(76) 할머니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오빠와의 상봉'이 여전히 꿈만 같다고 말했습니다.
수십 년 전 사망신고를 한 뒤 긴 세월 동안 잊고 지낸 오빠가 북에서 형제들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거짓말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노력해봐도 10살때 헤어진 오빠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전남 담양에 살던 신 할머니는 9살 터울인 셋째 오빠 귀종(85) 씨와 6·25 전쟁 당시 생이별했습니다.
북한군이 후퇴했던 어느 날 오빠는 하루아침에 소식을 끊고 사라졌고 가족들은 종적을 감춘 오빠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아버지마저 그때 잃었습니다.
남은 형제는 몸 맡길 친지의 집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 힘겨운 삶을 살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오빠가 북에 살아있으리라는 기대는커녕 기억조차 잊은지 오래였습니다.
신 할머니는 "넷째 오빠가 술만 잡수시면 '형이 보고 싶다'며 울고 그랬다"며 "조금만 더 살아계시지 소원도 이루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애석해했습니다.
신 할머니는 가족 중 귀종 씨를 유난히 그리워했던 넷째 오빠 용긴 씨가 함께 상봉 길에 오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북측 방문단인 귀종 씨 역시 이번 상봉을 앞두고 자신을 유난히 따랐던 용긴 씨의 생사를 가장 먼저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상봉에는 귀종 씨의 여동생 칠녀(83), 형수 양금녀(84), 제수 김정남(71)씨가 신 할머니와 동행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10살때 헤어진 오빠와의 재회 기다리는 신귀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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