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분야 우리나라 최대 국책연구기관의 하나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가 한 세 달 전쯤 내놓은 보도자료입니다.
정보통신기술 ICT를 활용해 맞춤 구두를 제작한다는 제목인데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에 크게 기사화가 됐지만, 이 결과가 과대 포장된 거짓이라는 지적이 나와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요? 송성준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핵심은 3D 스캐너와 3D 프린터을 이용해 자신의 발 모양에 딱 맞는 맞춤형 구두 형틀, 즉 구두골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치 양말을 신은 듯 편안한 구두를 누구나 쉽고 빠르게 맞춰 신을 수 있게 되고 이런 서비스를 비즈니스화 하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며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거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언론에 시연할 당시 공개한 구두 샘플의 경우 부산의 한 맞춤형 구두 제작 전문업체가 용역을 받아 만든 건데, ETRI의 방식대로 발을 스캔해서는 절대로 만들 수 없어서 3D 프린터 없이 자체 기술로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또 기존에도 구두골은 수작업하지 않는다며 3D 기술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는 ETRI 측 주장은 틀렸다고도 꼬집었습니다.
또한 연구에 사용된 3D 프린터로는 고강도의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고농축 폴리에틸렌 구두골을 만들 수 없단 점도 강조했는데요, 이 부분은 ETRI도 인정하면서 대신 고강도 구두골을 만들 수 있는 다른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취재진이 직접 기계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업계 관계자들이 의문을 품는 기술을 무리하게 발표하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 공공기관들이 뭐라도 창조경제의 실적을 내려고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조급함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게 되는데요, 비단 ETRI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하루아침에 얻어질 수 없는 성과를 서둘러 내놓으라 요구하는 것도, 또 급하게 부풀려 내놓는 것도 모두 지양해야겠습니다.
▶ [취재파일] ETRI '3D 기술로 맞춤구두 제작'…진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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