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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VIP, 그들만의 대한민국


[E기업 수행기사 : 한 대에 10만 원씩, 열 대 맞으면 100만 원을 퇴근할 때 정산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맷값 폭행, 분명히 불법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버젓이 통용되는 세상이 존재합니다.

[A기업 수행기사 : 대한민국 안에 또 다른 그들만의 나라가 있는 거예요. 일반인은 상상하지 못하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고…]

이 나라는 어디일까요? 재벌 일가. 이른바 VIP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이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차를 운전하고 가까이에서 시중드는, 이른바 '수행기사'들입니다.

[A기업 수행기사 : (VIP) 사모님도 모르는 걸 많이 알고 있어요.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어디 막말로 (부인 말고) 애인 만나러 갈 때도 같이 있고. 다 데려다줘야 하니까요.]

지난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2부 - VIP의 비밀 매뉴얼'에서 VIP 수행기사 31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방송했습니다.

이들이 본 VIP의 민낯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누구나 알만한 기업의 3세인 어떤 VIP. 이 사람의 민낯에 대해 수행기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E기업 수행기사 : 그 사람이 복싱을 해 가지고. 기사를 뽑을 때 면접 단계에서, '뒤에서 주먹이 날아와도 견딜 수 있겠느냐?' 라는 면접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맷집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암기력도 중요합니다. 일명 VIP 매뉴얼. 130쪽이 넘는 분량의 매뉴얼을 암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의 아니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 VIP 매뉴얼의 일부 中

매뉴얼에는 VIP 취향이나 말버릇 관련된 일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목숨과 직결되는 운전법도 세세하게 규정돼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E기업 수행기사 : 사이드미러를 접은 상태에서 운전하게 하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사람들 달리기할 때 눈을 가리고 달리게 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에 없는 상황도 수행기사는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E기업 수행기사 : 그냥 (갑자기) '내려!' 하죠. 그나마 골목이나 이런 데서 버려지면 괜찮은데 대로변이나 1차선 이런 데서 버려지면 좀 난감하죠.]

[그것이 알고 싶다 PD : 왜 버려진다고 표현하세요.]

[E기업 수행기사 : 아무래도 내릴 때 분위기가 욕설과 고함, 이런 것들이다 보니까.]

차 안에서 펼쳐지는 VIP들의 세상을 폭로한 수행기사들. 이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 PD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E기업 수행기사 : 이런 내용이 방송에 나가면 뭔가 변화가 있을까요?]

PD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배정훈/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 : 저희가 늘 그런 걸 기대하면서 보도하는데요, 좀 힘이 모여야겠죠. 용기 내시는 분들의 힘이 잘 모이면…]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바뀌길 바란다는 간절한 기대를 담아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이 한 편의 방송으로 많은 것이 바뀌진 않겠지만, 용기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모으기 위한 작은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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