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노부부. 노부부에겐 유일한 친구이자 친자식 같은 반려견 복덩이가 있습니다. 집 안에서도, 산책할 때도 부부 곁에는 늘 복덩이가 함께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이 부부는 한 번도 복덩이를 만져본 적이 없습니다. 만지려고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복덩이. 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심지어 '만져볼까?'란 말만 들어도 복덩이는 멀리 도망갑니다. 도대체 왜 노부부의 손길을 피하는 걸까요?
복덩이와 노부부가 만난 건 5년 전 여름이었습니다. 외진 산길에 쓰러져 있던 복덩이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털은 다 벗겨지고, 피부는 짓눌려 있었습니다. 얼마나 굶은 건지, 괴물 같은 모습으로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노부부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 복덩이를 데려오기 위해 집에 오는 길목마다 밥그릇을 놨습니다. 다 죽어가던 복덩이가 100m 정도 떨어진 노부부의 집까지 제 발로 걸어오는데 1년이나 걸렸습니다.
어렵게 살린 귀한 생명. 하지만 노부부는 복덩이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복덩이를 살펴본 전문가는 사람의 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부부는 복덩이를 위해 더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서 꼭 품에 안을 거예요" 노부부의 노력을 느꼈던 걸까요. 복덩이는 5년 만에 마음의 문을 열고 노부부의 손길을 받아들였습니다. 공포라는 벽을 어렵게 넘은 복덩이. 아마도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으로 품어준 노부부의 사랑 덕분 아닐까요.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