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입주민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아파트 경비원에게 시말서와 경위서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 주민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해당 경비원에게 반성문을 제출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반성문을 써야 할 처지에 놓인 65살의 그 경비원, 결국 일자리를 그만 뒀습니다. 이 시간에는 해당 아파트 관리원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아파트 관리소를 통해서 여러 차례 관리소장과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 사안과 관련한 입장은 들을 수 없었고요. 오늘은 먼저 경비원분하고만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지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경비일 그만 두신 건가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겠어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힘이 좀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 두신 건가요? 해고가 되신 건가요?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자발적으로 관둔 겁니다. 견디기 힘들고.
▷ 한수진/사회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그만두셨다는 말씀이시군요. 사실 요즘 일자리 구하기 참 쉽지 않은데 말이죠. 오죽하면 그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이 아파트에서 경비 일은 얼마나 하셨어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4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꽤 오래 하신 건데. 그런데 문제가 된 입주민하고 갈등을 빚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지난 12월 달 일입니다. 다른 동에 사시다가 제가 근무하는 동으로 오신 분인데 도배를 했습니다, 도배. 도배를 하고 이사를 하신 날 올라가 보니까 도배 업자하고 돈을 준다, 못 준다, 하고 다툼이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 입주민하고 도배 업자가 다툼을 벌이고 있었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그래서 제가 어떻게 경비로서 해결을 못할 것 같아서 경찰을 불러서 이야기를 하세요, 하고 112에 연락해 경찰이 오는 걸 보고 저는 내려왔습니다, 초소로.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경찰이 와서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이 됐습니까?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사모께서 초소에 와서 저한테 막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경비원이 그것도 하나 못 쫓아내고 말이에요. 불법 침입한 도배 업자를 왜 못 쫓아내느냐. 못 쫓아내고 경찰을 부르게 하느냐. 아니 일을 하고 돈 받으러 온 사람인데 어떻게 제가 쫓아냅니까. 그 사모님께서 그렇게 계속 나오시는 거예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한 6개월이 지난 후에 6월 중순경에 또 저한테 와서 사과문을 쓰라는 거예요, 저한테.
▷ 한수진/사회자:
사과문을 써라?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그 일에 대한 사과문을.
▷ 한수진/사회자:
6개월이나 지났는데 말이죠.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6개월 동안 잘 생각해봤냐 하면서 사과문을 쓰라는 걸 며칠을 망설이다가 재차 자꾸 사과문 이야기를 하길래 제가 계속 일을 하기 위해서 사과문을 썼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전에 시말서도 쓰라고 했다면서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시말서는 경비회사 측에 썼습니다. 하도 주민이 뭐라고 하니까 용역회사 입장에서 그러니까
▷ 한수진/사회자:
경위서 하나 시말서 하나 써 달라. 주민이 계속 항의를 하신다?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그래서 정식으로 써놓자고 해서 썼습니다, 경비회사 측에.
▷ 한수진/사회자:
그때는 어떤 내용의 경위서였어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사실에 있어서 경비원으로서 처치를 잘못했다는 못 쫓아냈다는 거. 경비 회사 측에서도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하도 주민이 그러시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경위서와 시말서를 다 썼는데도 불구하고 6개월 후에 다시 사과문을 요구했다는 말씀이시죠?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사과문에는 또 뭐라고 쓰라는 거예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사실 그대로 써서 드렸더니 이따위로 사과문을 쓰느냐고 다시 쓰라고 그러시길래 제가 이 이상 못 해드리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과문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그러면 사모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그러고 갔는데 관리사무소 소장한테 전화해서 소장님을 들들 볶으시는 거예요. 그 사람 어떻게 처리를 해라.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다시 또 사과문을 쓰신 거예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안 썼습니다. 사과문을 다시 못 쓰겠다고 관둘 생각 하고 얘기한 거죠. 제가 경비원인데 아파트의....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사과문이 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사실 그대로를 썼는데 불법 침입한 자를 못 쫓아냈다는 걸 분명히 쓰라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불법 침입한?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불법 침입자가 아닌데
▷ 한수진/사회자:
그 대목을 꼭 넣어달라는 말을 했다는 거죠?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 대목을 꼭 넣어달라고 하면서 계속 사과문을 다시 써라, 다시 써라, 이렇게 요구했다는 거죠?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소장님 결재까지 받아서 와라.
▷ 한수진/사회자:
주민이 요청해서 시공을 한 도배업자인데. 대금 때문에 온 건데 불법 침입이라고.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 입주민 그걸 고집을 했다 이 말이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끝내는 그렇게 해서 저를 내쫓으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건 전에 혹시 그 주민과 불편한 일이 있으셨던 적은 전혀 없으셨어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없었습니다. 그 사모님이 여러 가지 저희들한테 피곤하게 하는 분입니다. 밤 2,3시에도 인터폰해서 밤 2,3시면 저희 휴식 시간인데 인터폰해서 그 옆에 아파트에 놀이터가 하나 있습니다. 그 놀이터에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
▷ 한수진/사회자:
소리가 들린다?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소리가 들리는데 그걸 인터폰을 해서 가서 내쫓으라고 그러고. 앞에 놀이터가 아닌데.
▷ 한수진/사회자:
다른 경비원들도 조금 그 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었겠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괴로움을 당했겠죠. 저에게만 그랬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같은 주민들이 이런 일을 지켜보면서 상당히 민망해 하고 또 우리 경비원분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면서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초소에 찾아오셔서 그 사모님이 문 열고 그러니까 지나다니는 주민 분들이 여러 분들이 보셨어요, 그 과정을.... 보시고 왜 그러느냐 물어보니까 저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죠. 사실 그대로를. 언론에 제보가 된 거 주민분이 제보를 해서 처음에 이야기가 된 겁니다. 7월 달에.
▷ 한수진/사회자:
다른 주민분이 제보를 한 거예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다른 입주민들도 지나친 게 아니냐, 그 분이. 다 그런 공감을 하신 거고 그래서 선생님께 위로도 전해주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쨌든 계속 일하기는 쉽지 않으셨던 모양이네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아파트 경비라는 일이 한 사람, 한 세대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트러블이 생기면 근무하기 힘든 곳입니다. 매일 출근하면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들이고.
▷ 한수진/사회자:
계속 마음 고생하시고 고민하시다가 결국 일을 그만두신 거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사무실하고 용역회사에 전화해서 괴롭히기에 제가 나가는 걸로 해서 해결하십시오, 그렇게 해서 사표를 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관리소장이나 이쪽에서도 혹시 일을 그만두라고 압박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까?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계속 압박이죠, 그게. 계속 관리소장 어떻게 빨리 가라, 처리해라, 용역회사까지 전화해서
▷ 한수진/사회자:
그만 두게 해라?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그만두게 해라, 압박을 받으셨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냥 혼자 고민하시다가 그만 두신 건 아닌 모양이네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저도 무슨 일이든 해야 할 입장인데.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결국 고심하시다가 일자리를 그만 두고 마셨는데. 어떠세요? 지금 이 일이 있은 지는 시간이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억울하기야 말로 다 할 수가 없죠. 그런데 용역회사 측에서도 오죽했으면 다른 일자리 있으면 다른 데 가서 일하라고 하고. 미안해하죠, 용역회사 측에서도.
▷ 한수진/사회자:
모두들 왜 그만둬야 하는지 이런 일로. 용역업체 측에서도 공감하진 못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심지어 아파트 주민 분들도 다들 무시하고 일을 하라고 다들 그러세요. 그런데 그게 제 입장에서는 안 되는 겁니다. 제가 4년을 거기서 일을 하면서 일을 잘 하니까 제가 경비반장도 하고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비 반장도 맡으셨군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정말 책임감 있게 일을 열심히 하신 것 같은데. 어쨌든 그 일자리를 그만 두고 말았네요. 사실 지금 아파트 경비원분들 최근에 입주민들과 갈등 때문에 여러 가지 힘든 참 어렵게 일한다 하는 일들이 여러 번 있지 않았습니까? 최근에? 그런 일들이 보도가 많이 되긴 했는데 어떤 심정이세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글쎄 뭐... 제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나요. 그냥 뭐...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아파트 말고 다른 데 가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만큼 또 마음이 힘드셨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제가 4년 아파트 경비를 해보니까 어쩔 수가 없어요. 어떤 분이라도 저희들한테 주문을 하거나 일을 시키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은 일이라도 들어주고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습니다, 그게.
▷ 한수진/사회자:
아무리 부당한 일이라도.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무리한 요구라도?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할 수밖에 없다?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참 힘든 일 겪으셨는데 마음 잘 추스르시고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이번 일과 관련돼 있는 해당 아파트 관리소 입장 들어보려고 여러 차례 연결을 시도했는데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언제든지 입장을 표명할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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