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님 나와 계시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난 한 주 경제 뉴스는 뭐 롯데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못할 정도였죠. 김 기자도 아침방송부터 밤 메인뉴스까지 계속 나오던데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뭐 속된 말로 장이 섰죠. 정말 불시에 일이 터졌거든요. 지난 주 화요일날이었는데, 갑자기 둘째 아들인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일본 롯데 회장에서 해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이 커졌잖아요. 그런데 어제 참 상징적인 일이 벌어져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돼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일이요?
▶ SBS 김범주 기자:
왜 한국과 일본 양 쪽에서 회사 대표들이 나와가지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 차남이죠, 이렇게 발표한 일이요. 이게 참 미묘하고 복잡한 일인데요.
대표적으로 한국에선 계열사 사장 서른 일곱명이 모여서 그런 발표를 했는데, 이 사람들은 몇십년 동안 롯데를 다닌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롯데는 다른 기업들하고 기업 문화가 아주 많이 달랐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요.
▶ SBS 김범주 기자:
정말 창업자 신격호 회장의 카리스마, 지배력이 어마어마한 회사였다는거죠.
지금 왜 대한민국 30대 그룹 중에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거의 유일하게 남은 창업잡니다. 1920년대 생이예요. 현대적일 수가 없는 사람인거죠.
딱 자기가 지시한 대로 모두가 움직여야 되고, 거기서 벗어나면 바로 눈 밖에 나는 겁니다. 그런 걸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이번에 장남 인터뷰에서 동생이 7월에 아버지에게 맞았다는 이야기였어요.
▷ 한수진/사회자:
SBS 하고 인터뷰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랬는데요. 그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때렸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중요한건, 장남이 그런 이야기를 나와서 별 거리낌 없이 했다는거는, 이번엔 아닐지 몰라도, 그런 행동을 신격호 회장이 하는게 그렇게 이례적인, 없을 법한 일은 아니니까 그렇게 했다는거예요. 그야말로 수틀리면 누군가를 때릴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그런 회사를 몇 십 년간 다닌 사람들이, 신격호 회장이 나를 내치려 한 차남을 용서할 수 없다는 동영상이 나왔는데도 카메라 앞에 서서 차남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뭔가 예전같지 않다는걸 보여주는 거라는거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딱 지난 주 화요일에 일 벌어지고 그제 신동빈 회장이 들어올 때 까지 가만히 있다가 신동빈 회장이 들어오자 마자 궐기대회를 한거잖아요.
풍향을 쫙 보고 있다가 이쪽이다, 싶으니까 줄을 우르르 가서 선걸로 보인다는거죠. 그런 점에서, 신격호 회장 일요일날 동영상 나갈 때 차남의 눈과 귀를 멀게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런 말도 했었단 말이죠. 그 사장들에 대해서 강력 경고를 한건데, 그 말이 먹히질 않은 겁니다.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죠.
그런데 신격호 회장의 상태를 놓고는 말이 굉장히 엇갈리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엇갈립니다. 그 부분은 저희가 직접 보고 확인한게 아니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지는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모릅니다. 그런데, 정황 증거를 보면 장남 쪽과 차남 쪽이 아버지를 놓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한단 말이죠. 그러면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건데, 아버지가 나와서 어느 한 쪽에 대고 왜 거짓말을 해, 이렇게 말하면 정리될 일이잖아요. 그러면 둘 중에 어느 쪽이든 거짓말을 하는 쪽은, 둘 중 하나겠죠.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한테 승산이 있다, 이길 수 있다는 것이거나, 아니면 그렇게 신격호 회장이 나설 수 없다는 확신이 있거나, 그렇지 않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일리가 있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 연장선상에 어제 사장단 궐기대회가 있다는거죠. 그런데 저는 이런 상황이 롯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굉장히 안 좋은 징조라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신동빈 회장이 주도권을 쥐는게요?
▶ SBS 김범주 기자:
아뇨, 그건 뭐 그 일가 안에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고요. 제가 뭐 롯데 지분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요. 그게 아니라, 장남 쪽에는 일가친척들이 줄을 서 있고요. 반대로 차남 쪽에는 회사 주요 임원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그런데, 또 장남 쪽에도 줄을 대고 있는 사람들도 회사에 있을거예요. 물론 장남은 오랫동안 일본 생활을 해왔지만, 사실 이번 일을 혼자 밀고가고 있는건 아니거든요. 지난 주에 신격호 회장이 일본 건너갈 때만 해도 장남 말고 장녀하고 육촌 형이 같이 넘어갔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 육촌 형은 누군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신동인 씨라고, 신격호 회장이 예전이 일본 건너갈 때 돈을 대준 큰 아버지의 손잡니다. 그 손자가 회사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신동빈 회장이 들어오면서 한직으로, 야구팀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으로 내보냈었어요. 그리고 누나 신영자 씨도 백화점 이런 쪽에서 오래 있었는데 역시 신동빈 회장이 들어오고 나갔고요.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남 쪽에 선걸로 분석이 되는데, 두 사람은 오랫동안 롯데 그룹 안에 있었으니까 세력이 있을거 아니예요. 그래서 이제 차남이 회사 경영권을 쥐었다고 치면, 어떻게 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누가 저쪽편에 섰는지 가려내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솎아내야죠. 내편인지 아닌지, 내부적으로 가려내라 해서 언제 또 등돌릴지 모르는데요. 내보내야죠. 그러면 회사 일은 일단 올스탑이고요.
이 사람이 일을 잘 하는지, 능력이 있는지는 사실 거의 고려대상이 아니게 됩니다. 충성도로 사람을 따지게 돼 있어요. 왜 옛날에 조선시대 이럴 때도 보면 반정을 일으키면 일등 공신, 이등 공신, 이런거 있잖아요. 그런 일이 반복이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 그러면 회사는 어려워진다는거죠. 조선 시대 때도 그 일등공신 세력이 나중에 무슨 짓을 해도, 말리질 않아요. 공신이니까. 그리고 반대로 밑에서도 무슨 일을 잘해서 인정을 받으려고 하기보다, 그 공신에게 잘 보이는게 성공의 지름길이 됩니다. 벼슬을 하나라도 더 받게 돼 있거든요. 그러면, 회사는 산으로 가는거죠. 일을 하는게 아니라 정치를 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 궐기대회를 보면서 저는 혀를 끌끌 차게 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5대 그룹이란 곳이 그런 처지가 됐어요.
▶ SBS 김범주 기자:
여기서 이제 재벌이, 총수 일가가 회사를 독점하는게 과연 맞느냐란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가족경영, 재벌, 장점이 분명히 있어요. 결정권을 쥐고 가야할 방향이 있으면 힘있게 일을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요, 그런 결정권을 쥐고 엉뚱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모든 조직원들이 한 배에 타고 가라앉는거거든요. 타이타닉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롯데같은 회사에서 어느 누가 나서서 이러면 국민들 보는 앞에서 회사가 뭐가 됩니까, 왜들 이러세요,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내부에서 아무런 견제가 불가능한데요. 이번 롯데 일가 싸움은 결과적으론 그들만의 롯데월드인건데,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정말 낡은 시스템을 그대로 끌고갈려는 모양이, 저 회사가 저대로 갈 수 있을까, 더 나가서 이 경제 시스템이 유지가 가능한가까지도 의문을 던지는 일이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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