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화물 적재량 조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관계자들이 부실하게 세월호와 오하마나호 운항관리 점검을 했는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16일 오후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허일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운항관리실장 오모(54)씨 등 15명에 대한 여덟 번째 공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들과 검찰 측은 양측 증인으로 나온 청해진해운 소속 오하마나호 2등 항해사 김모씨와 해운조합 운항관리자 정모씨 등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검찰 측 증인인 김씨는 "운항관리자들이 여객선에서 안전점검을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으며, 선교에도 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재판에서도 검사 측 증인으로 나온 사고가 난 세월호 여객선의 3등 항해사 박모씨와 비슷한 취지의 증언이다.
당시 박씨는 "여객선 출항 전 관행대로 선박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 채 출항 전 안전점검보고서에 선체 상태 등에 '양호' 표시를 했다. 현원란·일반화물란·여객란·자동차란 등을 공란으로 비워둔 출항전안전점검보고서를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운항관리자에게 제출했고, 출항 후 2등 항해사가 불러주는 대로 공란을 채워 안전점검보고서에 기재한 뒤 다시 운항관리자에게 무전기로 내용을 알려줘 동일한 내용이 기재되도록 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확인했다.
박씨는 또 "운항관리자들이 세월호에서 안전점검을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으며, (자신이) 출항안전점검보고서에 보고한 내용에 대해 문제 삼고 출항 정지를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증인에게 재판에 출석한 피고인인 해운조합 운항관리자들의 얼굴을 아는지 묻고 "알고 있다"고 답하자 "운항관리자들이 배에 올라 점검을 하기 때문에 얼굴을 아는 것이 아니냐"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 측 증인인 정씨는 "(자신은) 화물량이 축소된 채 출항전안전점검보고서가 작성된다는 사실을 세월호 사건을 통해 처음 알았다"며 "과적 여부는 만재흘수선을 보는 것 외에는 알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만재흘수선은 선박이 충분한 부력을 갖고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 물에 잠겨야 할 적정 수위를 선박 측면에 표시한 선을 의미하며 평형수와 화물량에 따라 조절된다.
검찰 측은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운항관리자가 만재흘수선 외에 과적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일반인과 무엇이 다르냐"며 "실측을 했어야 하는 게 맞지만, 관행적으로 안전점검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사 측은 다시 "제주에는 화물의 무게를 실측할 수 있는 계근대가 설치 안 돼 있기 때문에 실측이 불가능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피고인인 운항관리자들은 수차례 자동 계근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변호했다.
다음 재판은 8월 24일 열리며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 15명은 모두 과적 등 선박 안전상태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채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계자인 이모(57) 제주지역본부장 등 2명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222차례에 걸쳐 세월호와 오하마나호에 화물을 과적한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화물적재량을 관련 서류에 축소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월호와 오하마나호 선장인 신모(48)씨와 박모(51)씨는 이를 근거로 해운조합에 허위보고 했고, 해운조합은 화물적재란 등이 공란으로 돼 있는 출항전안전점검보고서를 제출받아 안전점검 없이 선박을 출항시켰다.
해운조합 관계자인 오모(54) 운항관리실장 등 5명은 선박이 출항한 후 뒤늦게 선장이 허위보고한 화물 적재량을 출항전안전점검보고서에 기재해 실제 안전점검이 이뤄진 것처럼 꾸며 해운조합의 선박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하역업체인 김모(61)대표 등 3명과 항운노조 관계자인 전모(57) 제주항운노조 위원장 등 3명은 허위기재된 보고서에 따라 노임하불표와 하불목록 등에 축소된 화물량을 그대로 기재해 관련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임하불표는 화물량 하역에 따른 노임을, 하불목록은 화물량과 화물내용 등을 기록한 것이다.
(연합뉴스)
세월호 운항관리 점검부실 놓고 검찰-변호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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