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교통사고 피해자인 40대 남성이 사고 충격으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피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경찰의 수사로 뒤늦게 보상을 받고, 가해자는 처벌됐습니다.
지난 3월 28일 오후 11시쯤 충북 영동군 양강면 묵정리의 한 도로에서 귀가하던 A(42)씨의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쌀쌀했던 날씨 탓에 추위도 느껴졌습니다.
다리와 어깨도 부러진 것 같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A씨는 다행히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119에 연락을 취해 겨우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려 전치 14주의 큰 부상이어서 고통이 온몸을 들쑤셨지만, 도무지 어떻게 다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3주가 지난뒤 영동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찰들이 A씨를 찾아왔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던 A씨는 경찰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그날 겪었던 일들을 어렴풋이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오후 7시 20분쯤 B(56)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의 유리창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면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것입니다.
경기도에 사는 사고 운전자 B씨는 A씨를 그대로 놔둔 채 그대로 달아난 뒤 집 부근의 공업사에 차량 수리를 맡겼습니다.
B씨는 뒤늦게 "영동을 지나가던 중 멧돼지와 충돌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를 분석해 사고 당일 가해 차량이 움직인 동선을 파악한 뒤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해 A씨가 피해자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영동경찰서는 7일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B씨가 A씨에게 병원비와 보상금을 지원하는 등 뒤늦게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는 아직도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뺑소니 당한 40대 '기억상실'…경찰수사로 뒤늦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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