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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위조지폐에 또 당한 '엉터리' 지하철 지폐교환기

[포토] 위조지폐에 또 당한 '엉터리' 지하철 지폐교환기
컬러 프린터로 인쇄한 1만 원권 위조지폐를 지하철 지폐교환기에서 1천 원권으로 바꿔 사용한 20대가 붙잡혔습니다.

부산교통공사가 역마다 설치한 지폐교환기는 2006년에 이어 이번에도 위조지폐를 정상 지폐로 인식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통화위조)로 나 모(20·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나 씨는 지난 4월 중순 인터넷에서 만 원짜리 지폐 사진파일을 내려받아 편집한 뒤 컬러 프린터로 1만 원권 위조지폐 20여 장을 만들어 이 가운데 7장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나 씨는 4월 24일 위조한 1만 원권 5장을 부산진구와 중구의 시장이나 노점 등에서 사용했습니다.

특히 나 씨는 위조지폐 2장을 중구 자갈치 지하철역에 있는 자동 지폐교환기에 투입해 1천 원권 20장으로 바꿔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포토] 1만 원권
이 과정에서 지폐 교환기는 위조지폐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나중에 부산교통공사가 이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위조지폐로 의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위조지폐에 묻은 지문을 감식하고 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나 씨를 붙잡았습니다.

나 씨는 경찰에서 "생활비가 부족해 직접 돈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위조지폐를 만들었다"며 "사용하고 남은 위폐는 겁이 나서 찢어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부산교통공사, 지폐교환기 판매업체와 함께 시연회를 열어 나 씨가 만든 위조지폐를 자동 지폐 교환기에 넣어 통과된 경위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에는 문제가 된 기계를 포함해 1∼3호선의 90여 개 역에 모두 107대의 자동 지폐교환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2006년 처음으로 1만 원권 지폐교환기를 설치했으며 현재 2010년 이전 버전은 8대, 이후 버전은 96대가 설치된 상태입니다.

문제의 지폐교환기는 2010년 이후 설치된 비교적 새 기계였지만 위폐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2006년에도 부산 지하철 5개역에서 모두 6장의 1만 원권 위조지폐가 지폐 교환기를 거쳐 1천 원권으로 교환된 사건이 발생해 당시 부산교통공사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번에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모든 지폐교환기의 위폐 인식률을 높이는 조치를 취했지만 인식모듈을 고급사양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폐 교환기 교체나 표 판매기의 사양을 높일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교통공사가 설치한 지폐교환기는 240만 원대의 국산으로 대당 700만∼800만 원인 외국산에 비해 위폐 감별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재한 중부경찰서 지능팀장은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지폐 사진이 많이 검색돼 이를 내려받을 수 없도록 사진 파일에 로고를 삽입하거나 저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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