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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KBO를 향한 대한야구협회 회장의 도발

[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KBO를 향한 대한야구협회 회장의 도발
대한야구협회 박상희 회장이 KBO와의 관계 재설정을 선언해 화제다.

박상희 회장은 지난 12일 대한야구협회 제 22대 회장으로 선임된 후 “KBO가 대단한 단체는 아니다. 우리가 꿀릴 것 없다. KBO가 엄청나게 지원해주지도 않는다. KBO는 지금 3억원만 지원하고 있다. 이 돈도 모두 심판비용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그동안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는 KBO와 별개의 독립적인 단체지만 사실상 종속된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KBO는 해마다 아마추어 야구 육성을 지원해 왔고, 스포츠토토수익금을 협회에 배분했다. 뿐만 아니라 협회 사무국은 현재 KBO가 소유한 도곡동 야구회관내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중이다. 엄연히 다른 단체임에도 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은근히 ‘갑과 을’의 관계로 비춰진 것도 사실이다. 박상희 신임 회장은 이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박 회장이 자신 있게 ‘KBO에 꿀릴것 없다’고 말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협회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던 스포츠토토 수익금은 이제 더 이상 KBO를 통해 받지 않는다. 올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각 협회에 배분하고 있다. 또 협회는 내년부터 사무국을 목동구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셋방살이에서 벗어나게 되는 만큼, 집주인 KBO의 눈치를 볼 필요도 사라졌다. KBO의 영향력을 벗어나 협회의 길을 당당히 가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를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러나 표현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그동안 두 단체의 종속적 관계는 분명히 잘못된 구조였다. 협회가 이런 구조를 타파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굳이 “KBO는 대단한 단체가 아니다‘거나, ‘꿀릴것 없다’같은 상대를 자극하는 멘트를 날릴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KBO와 대한야구협회는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적 관계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젖줄이며, 프로야구가 잘 돼야 아마야구 저변도 넓어진다. 심지어 박 회장은 ”KBO와 KBA는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생각이라면 박 회장은 더더욱 발전적인 관계를 이야기 했어야 한다. 

박상희 신임 회장은 취임 첫날부터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협회 일부 인사들을 빗대 ‘패거리’라고 말하고, KBO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리는 야구계에서까지 이런 ‘편가르기’를 지켜봐야 할까?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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