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가는 길에 우연히 지나친 남자... 회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본 여자...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성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끌리는 이성,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나와 같은 세균을 지닌 이성에게 더 끌린다는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유진로젠버그 교수는 장에 기생하고 있는 세균이 짝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이야기합니다.

로젠버그 교수 연구팀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A 그룹의 초파리들에게는 전분을, B 그룹의 초파리들에게는 이끼를 먹이로 줬습니다.

몇 세대가 지난 후, 두 그룹의 초파리를 한 공간에 놓았더니 교미에 성공한 38쌍 중 29쌍이 같은 그룹의 이성을 선택했습니다.

전분을 먹은 초파리들은 전분을 먹은 초파리를, 이끼를 먹은 초파리들은 이끼를 먹은 초파리를 배우자로 선택한 겁니다. 연구팀은 이를 좀 더 확신할 수 있는 실험을 하나 더 했습니다.

그 실험은 '균'을 이용했습니다. 전분을 먹은 초파리들(A그룹)과 이끼를 먹은 초파리들(B그룹)은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균'으로 구분됩니다. 이끼를 먹은 초파리들(B그룹)의 장에서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균이 더 많이 발견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끼에 항생 물질을 넣어 이 세균들을 다 없앴습니다.

그러자 초파리는 무작위로 배우자를 선택했습니다.

즉, 비슷한 균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배우자 선택이 달라진 겁니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장에 있는 세균이 성페로몬 농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혹시 어떤 이성이 눈에 들어왔나요? 어쩌면 그 이성의 몸속에는 당신과 동일한 세균이 있을 수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