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재하실 금액은 12,000원이십니다."가 아닌 "결재하실 금액은 12,000원입니다"






'1910년대 영국과 프랑스에서 스틸과 같은 공업재료로 생활용품을 생산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스틸범랑과 목재를 사용하여 견고하면서 날렵한 디자인으로 시크하고 세련된 시계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서 프랑스 광장에 설치되었던 시계'
글 속의 '스틸범랑'은 잘못된 표기로 '스틸 법랑'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또, 안내문에서는 '시크하고', '인더스트리얼' 등 영어를 지나치게 남용하고 있고, '생활용품을 생산된'이라고 조사를 잘못 썼습니다. 올바른 국어 사용 캠페인에 나선 기업이 걸었던 안내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엉터리 문장입니다.
스브스뉴스에서는 카페베네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홍보팀 직원은 "한마디도 해 줄 수 없다."라는 답만 반복했습니다.

▲이미지=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지난 2013년 11월 현대자동차도 이벤트가 자충수가 돼 곤욕을 치렀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페이스북에서 제네시스 홍보를 위해 제네시스로 4행시를 지어 5명에게 아메리카노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제: 우스의 바람기가 내게 온 듯 / 네: 옆얼굴에 내가 반했다 / 시: 크하고 쿨하던 내 얼굴에 / 스: 리슬쩍 미소가 떴다'를 예시로 들며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댓글에 달린 4행시는 현대차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불만을 담은 사행시가 잇따라 올라온 것입니다. 그중 가장 '좋아요'를 많이 받은 4행시입니다.
'제: 네시스에서 또 물이 새네요
네: 현대 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시: 속 80km/h로 박아도 에어백이 안 터지네요
스: 스로 호구 인정하셨네요 호갱님'


▲이미지=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캡쳐
이러한 댓글 외에도 '제: 동이 안되는데요?/ 네: 가 알아서 하세요/ 시: 동이 안 걸리는데요?/ 스: 스로 해결하세요.', '제: 네시스 한대 준다면/ 네: 가 뭐라 해도 제대로 지어볼 건데 / 시: 시하게 꼴랑/ 스: 타벅스 커피가 뭐니?'등의 댓글들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미지=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캡쳐(현재 삭제)
결국 현대자동차는 '제: 네시스와 함께 하는 오늘/ 네: 가있어서 더 행복함을 느낀다/ 시: 작도 너와 함께 하고 끝도 너와 함께 하고 싶다/ 스: 스럼 없는 나의 선택 제네시스' 같은 좋은 내용을 담은 사행시들을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벤트 결과에 대해 비웃거나 일부 4행시를 삭제한 현대차에 항의하는 댓글이 쇄도해 또다시 부정적 이미지만 쌓고 이벤트는 마무리됐습니다.


이 두 이벤트 모두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처절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언행불일치. 카페베네의 경우 평소에 바른 말 쓰기를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으면서 난데없이 바른말 캠페인을 한 점 때문에 소비자의 공감을 얻지 못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커피값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도 불찰입니다. '사람이 사물보다 높다'라는 말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 역풍을 맞은 사례입니다.
결국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진정성입니다. 평소 우리말을 사랑하고 고객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 이벤트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결국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진정성입니다. 평소 우리말을 사랑하고 고객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 이벤트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