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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해진' 북한…개성공단 임금 문제 공개 비난 자제

'신중해진' 북한…개성공단 임금 문제 공개 비난 자제
남북간에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 인상문제가 불거진 지 2개월이 지났지만 북한 매체가 침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이 개성공단 임금 인상문제를 두고 남측과 기싸움을 벌이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 매체는 물론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오늘 등 인터넷 매체들은 24일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정부의 지침에 반해 임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와 의견 차이가 생기는가 하면 정부가 독자적인 임금 인상 지불을 자제하라고 입주기업들에 요구한데 대해서도 무반응이다.

이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갈등과 정부와 일부 입주 기업간의 '남남갈등'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셈이다.

북한이 보인 반응은 지난달 12일 개성공단 지도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이 대남선전용 우리민족끼리 기자와 문답에서 일방적인 임금 인상이 정당한 법적 권리의 행사라고 주장한 것이 전부다.

북한이 남북간의 중요한 현안을 중앙통신 등 공식 매체가 아닌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밝힌 건 이례적인 일이다.

남측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지난 7일과 18일 두차례 접촉에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타협점을 찾지 못한데 대해서도 북한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남북간 사소한 입장 차이에도 언론매체를 통해 발끈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던 행태와는 대조적이다.

북한이 이번 사안을 다루면서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북측 근로자 철수 등으로 완전히 가동을 멈췄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나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공식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명시할 경우 추후 남북간 논의 과정에서 되돌리기도, 합의점을 찾기도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금인상 요구가 결코 무리하지 않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섣불리 비난에 나서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려는 속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 북한의 조심스러운 행보가 어떻게 돌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초 20일까지이던 개성공단 3월분 임금 납부를 24일까지 유예한다고 우리 측에 구두로 통보한 만큼 앞으로도 남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갈등이 지속된다면 북한도 그간의 침묵을 깨고 비난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에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도 개성공단 문제에 비교적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남북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태도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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