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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인력빼가기 도 넘었다'…통신장비업계 '경계령'

'화웨이 인력빼가기 도 넘었다'…통신장비업계 '경계령'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국내 동종업계 고급 인력을 대거 영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토종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업계에서 공룡으로 통하는 화웨이의 국내 인력 채용 시도가 중소 통신장비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은 물론 연구개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다산네트웍스에 따르면 화웨이코리아는 최근 헤드헌터를 통해 다산 소속 영업·개발 인력의 영입을 시도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움직임은 여러 번 감지됐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다산은 이달 초 화웨이코리아에 인력 영입 행위 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금지 요청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습니다.

화웨이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업계 상도의를 깼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지만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규모가 적은 데다 '통신 기술'을 사고파는 산업적 특수성 때문에 동종업계 내 인력 채용은 업계에서 암암리에 불문율로 통했습니다.

다산 관계자는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려고 동종업계 인력을 빼내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우리 회사 외에도 다른 업체의 고급 인력들도 꾸준히 접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인력난은 물론 기술 유출까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다산은 지난해 매출액이 약 1천600억 원으로 국내 1위 통신장비회사지만 화웨이(약 33조4천억 원)와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규모가 작습니다.

2007년 출범한 화웨이코리아는 작년에만 해도 인력이 7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200여 명으로 덩치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 중 75%가 국내에서 채용된 인력인데 이들은 이동통신사 영업을 담당하는 고위직 인사에서부터 주요 연구개발 인력까지 광범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업 범위도 크게 넓히고 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기간망(백본) 공급에 주력하던 화웨이코리아는 최근 들어 국내 통신장비업체가 경쟁력을 가진 가입자망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자사의 LTE(롱텀에볼루션) 기반 재난안전통신망 관련 기술을 시연하고 한국의 재난안전망 구축 사업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최근 에릭슨LG 출신인 화웨이코리아 임원이 최근 국내 LTE-A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은 더욱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통신장비업체 A사 관계자는 "아직 우리 회사 인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없지만 예전부터 그런 소문이 돈 것은 사실"이라면서 "업계에선 화웨이가 도를 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화웨이코리아 측은 인사 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인력 유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히 통신장비는 국가의 기간망 사업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토종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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