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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여명 탑승 추정 난민선 전복…최악참사 우려

난민 700여명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어선 한 척이 현지시간 어제(18일)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를 향하다 지중해에서 전복됐습니다. 사고 직후 구조된 인원이 수십명밖에 되지 않아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됩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미국 CNN 등은 난민선 전복 사고로 500명에서 7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와 리비아 사이 지중해에서 일어났습니다.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112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는 항해 중이던 포르투갈 상선이 구조 차원에서 가라앉고 있던 20m 높이 난민선에 접근해 28명을 옮겨 태웠을 때 난민선이 뒤집혔다고 밝혔습니다.

구조대는 또 지금까지 최소 24구의 시신을 확인했고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몰타의 '몰타타임스'도 지금까지 배에 탄 난민 가운데 28명만이 구조됐으며 나머지는 익사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국제이주기구 대변인은 CNN에 49명이 구조됐다고 말하는 등 구조 현황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전체 승선 인원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채 최소 500명에서 최대 800명 수준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번 인명 피해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중해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와 몰타 해군은 뒤집힌 선박 주변에서 구조·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대변인은 구조와 시신 수색 작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시신만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군 경비정과 상선 등 20척의 배와 헬기 3대가 이번 작업에 참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는 추가 비극을 막도록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교황은 이어 그들은 우리처럼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이며, 굶주리고 박해받고 부상했거나 또는 전쟁의 피해자들이라며 그 비극을 접하면서 마음속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연합 소속 외무, 내무 장관에게 긴급 회동을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난민의 수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해상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 아동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등이 밝혔습니다.

당시 이 난민선에는 550명 정도가 타고 있었고 익사자들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일부 포함됐습니다.

AP통신은 이날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최소 900명이 난민선 전복 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 국경수비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약 50만 명의 난민이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고 대기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내전과 가난을 피해 새 삶을 꿈꾸는 난민들은 4년 넘게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등 출신입니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리비아에서도 난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제이주기구는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천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2000년부터 계산하면 2만 2천 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다 숨졌습니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입국한 난민은 28만 명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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