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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72' 사업 착수·분양·운영 갖가지 '구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애착을 갖고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지은 주상복합건물 '랜드마크72'는 사업 초기부터 구설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지상 72층짜리 건물로, 2007년 착공 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 안팎의 경남기업이 10억5천만 달러(1조2천억 원)의 대규모 사업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사업비 가운데 5억 달러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랜드마크72에 딸린 48층짜리 아파트 2개 동의 분양대금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경남기업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로 현지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으면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순조롭게 출발한 분양이 차질을 빚고 우리은행 등 금융권 대주단의 PF 대출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경남기업은 결국 200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채권단의 자금 수혈에 힘입어 랜드마크72 건설 사업을 계속 추진해 2011년 완공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와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 사업에 대한 PF 대출 중단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랜드마크72는 베트남의 하노이 정도 천 년을 기념하는 '하노이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하나로, 베트남 지도층이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면 한·베트남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최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진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성 전 회장이 정치권과 금융권을 상대로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남기업이 현지 고위 공직자들에게 헐값에 분양했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경남기업의 베트남 법인인 경남비나 측은 "일부 공직자들도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지만 모두 일반인처럼 제값에 정상적으로 계약을 했다"고 부인했습니다.

아파트는 모두 분양이 됐지만, 사무실과 상가는 도심 외곽에 있는 탓에 30∼40%의 공실률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랜드마크72는 한국 기업이 지은 베트남의 최고층 빌딩이라는 상징성과 한식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점이 입점한 덕분에 국회의원 등 한국의 정관계 인사들이 하노이를 찾으면 대부분 들르는 곳입니다.

성 전 회장이 이들 인사를 접대하며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경남비나의 한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은 한 해에 명절 등 몇 차례만 랜드마크72에 머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2013년 9월 랜드마크72 컨벤션홀에서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응웬 티 조안 베트남 국가부주석 등 현지 주요 정관계, 문화예술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현지 한국 기업의 한 관계자는 "랜드마크72가 베트남의 대표적 건물로 한국 주요 인사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정상적인 방법으로 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남비나 측은 "건설 자금 관리와 집행, 분양 등은 모두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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