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예멘 공격, 왕자 권력경쟁도 요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데에는 국왕 친아들인 국방장관의 권력 경쟁이 한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5일(현지시간) 런던정경대(LSE) 중동연구센터의 교환 교수인 사우디 출신의 마다위 알-라시드 교수 등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알-라시드 교수는 사우디의 예멘 공습 이유로 사우디를 아라비아반도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쥔 국가로 만들기를 원하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친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국방장관(30)의 의욕을 지목했다.

살만 장관이 자신보다 경험 많고, 야심 넘치면서도 불만을 품은 왕족 사촌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예멘의 시아파 거부자들(후티)과 이란 지지자들의 파괴자' 같은 군사적 명성이 필요한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예멘 군사작전의 성공이 자신에게 필요한 신뢰를 가져다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한 국제사회 주목을 끄는 예멘 군사 작전은 사우디 왕실에 반체제 인사들을 반역자라는 멍에를 씌우는 한편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들을 민족주의 기치 아래 단결토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예멘 군사작전이 성공하면 그동안 이라크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사우디의 대응 실패를 만회할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두 곳에서 사우디는 이란의 노련함에 압도당했다.

이밖에 이란에 지나치게 수용적 태도를 보이는 미국 행정부에 반항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사우디가 예멘 군사 작전을 이란의 지지를 받는 시아파 자이디(Zaidi) 부족이 예멘을 접수하려고 해 사후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예멘 북서부 산악지대에 주로 사는 자이디 부족은 오래전부터 레바논 헤즈볼라를 표본 삼아 '안사르 알라'로 불리는 군사·정치적 운동을 펴고 있었고, 알리 압둘라 살레 정권으로부터 2004년 이래 모두 6차례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때 사우디가 살레 정권과 연합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사우디가 지극히 신중한 정책을 유지해온 전통을 버리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예멘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사우디 언론인이자 사우디 정부의 고문인 자말 카쉬오기는 지난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알-누스라와 2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세력들이 최근 시리아 이드리브를 탈환하는 데 사우디와 터키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사우디가 미국에 의해 테러세력으로 간주된 알-누스라 등 지하디스트 세력들을 지원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는데도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