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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도그 레이싱, 잇단 동물학대 논란에 입지 '흔들'

연 3조5천억 원 규모의 호주 '도그 레이싱(dog racing)' 산업이 잇단 동물학대 논란으로 궁지에 몰렸다.

동물학대 반대 단체의 입김이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지면서 도그 레이싱 산업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 번다버그의 한 덤불 속에서 2일 55마리의 그레이하운드가 대부분 뼈만 남은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호주 언론이 3일 보도했다.

그레이하운드는 시속 70km 정도로 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개로 꼽히며 경주에 이용되고 있다.

이 동물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드문드문 버려졌으며 최근 산불이 자주 발생한 데다 야생동물의 먹잇감이 되면서 거의 뼈만 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사체 옆에는 다 쓰고 남은 탄약이 발견돼 이들이 총에 맞고 죽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호주왕립동물보호협회(RSPCA) 측은 "죽은 동물들은 달리기에 약한 어린 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지역의 그레이하운드 소유자나 조련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으며, 70대 남성과 60대 여성 1명을 불법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도그 레이싱 산업 내부의 동물 학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TV 다큐멘터리가 공개돼 파문이 인 바 있다.

다큐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조련사들은 그레이하운드 훈련에 효과를 높인다며 살아 있는 토끼나 새끼 돼지, 주머니쥐를 이용했고, 이 동물들은 훈련이 진행되면서 몸이 찢겨 죽었다.

도그 레이싱에서는 그레이하운드들을 달리도록 유혹하는 데 살아있는 토끼를 썼으나 수십 년 전부터 산 동물 미끼가 금지되고 대신 인공 토끼가 쓰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조련사 36명이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으며 이후 이 중 6명은 아예 업계에서 추방당했다.

사냥에서 유래한 도그 레이싱은 그레이하운드가 기계로 작동되는 인공 먹이를 쫓아 경주하는 것으로, 영국과 호주 등 주로 영국연방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주용 그레이하운드를 다루는 방식이 잔혹하다는 이유로 이 산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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