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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 수사 계속 혼선

핵심 피의자 자백 주장 반박…일부 피의자 구속 판결도 파기

러시아의 유력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피살 사건에 대한 수사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핵심 피의자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체첸 자치공화국 내무군 부대대장 출신 자우르 다다예프가 기존 입장을 번복해 자신과 다른 피의자들의 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수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다른 피의자인 함자트 바하예프 측이 신청한 구속적부심 공판에서 구속적부심 공판에서 "다다예프가 조사에 협조하면서 자신과 다른 피의자들의 죄를 인정했다"면서 "바하예프의 범죄 가담 사실은 다다예프의 증언에 의해서도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뒤이어 재판정에 나온 다다예프는 이같은 수사당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내 진술은 강압에 의해 시키는 대로 한 것이다. 나는 (넴초프 피살) 사건 당시 집에 있었으며 이를 증명할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다예프는 이어 지난달 5일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잉구셰티야에서 괴한들에 납치돼 이틀 동안 알수 없는 곳에 감금당해 있었으며 7일에야 연방수사위원회에서 공식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납치한 자들이 폭행을 하고 내무군 근무시절 자신의 동료를 죽이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진술을 했었다고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연방수사위원회 수사관은 "다다예프의 유죄를 증명할 다른 증거 자료도 있지만 기밀 유지를 위해 공개할 수 없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넴초프에게 총을 쏜 혐의로 붙잡힌 다다예프는 지난달에도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가 뒤이어 자신을 찾아온 인권운동가들에게 수사관들의 고문과 회유에 못 이겨 거짓 진술을 했다고 번복했었다.

다른 피의자들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적부심 공판을 진행한 모스크바시 법원은 이달 28일까지 다다예프의 구속을 허가한 모스크바 바스만니 구역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법원은 다른 피의자인 바하예프와 타메를란 에스케르하노프와 샤디드 구바셰프 등에 대한 구속 판결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바스만니 법원에 재심을 지시했다.

다만 재심 공판이 이루어지는 이달 8일까지 이들에 대한 구금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허가했다.

수사당국은 넴초프의 애인으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우크라이나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23)를 소환해 피의자들과 대질신문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츠카야는 넴초프가 지난 2월 27일 저녁 크렘린궁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강 다리 위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질 때 그와 함께 있었으나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사건 뒤 러시아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던 두리츠카야는 지난달 5일 자국 경찰에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신고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 검찰은 그녀를 집중 보호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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