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조현아 "내 잘못 깊이 뉘우치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수감 생활 3개월째를 맞은 조현아(41.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피로한 기색이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항소심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오늘(1일) 오후 서울고법 302호 법정에 나온 그의 모습은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비하면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져 있었습니다.

단발머리에 각진 모양의 뿔테 안경을 쓴 얼굴이 전보다 더 창백해 보였습니다.

여성 재소자들이 주로 입는 푸른 수의에 흰 운동화를 신은 모습은 여느 구속 피고인들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수의 안에는 회색 티를 받쳐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안경을 넣는 투명한 플라스틱 안경집을 들고 있었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은 그는 재판장이 본인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번호를 읊었습니다.

이후 고개를 45도쯤 아래로 숙인 채 입술을 앙다물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1심 때처럼 고개를 완전히 떨구지는 않았고 몸을 재판부 쪽으로 향해 약간 비스듬히 앉은 채 재판장이 말할 때는 재판장을 자주 쳐다봤습니다.

특히 '피고인 조현아'라는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는 거의 매번 재판부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그는 재판 말미에 재판장이 "피고인의 생각이나 입장, 바람이 있다면 말할 기회를 주겠다"며 말을 시키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어 그는 작은 목소리로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들에게 용서 구합니다. 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습니다. 선처를 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의 변호인은 항소 이유를 밝히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 및 가족들께 깊은 사죄를 드리고,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를 주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고인은 형벌 이전에 여론으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을 받고 오늘까지 93일간 수감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이라며 "피해 회복을 위해 각 피해자를 위해 1억 원씩 공탁했고 지금도 합의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 중이니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5일 미국 뉴욕의 JFK국제공항에 있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법을 문제 삼으며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