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시진핑, 스리랑카에 '구애'와 '경고' 양동전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스리랑카를 향해 '구애'와 '경고성'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

시 주석은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시리세나 대통령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최근 중단된 콜롬보항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한 양자 현안과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중국 인민망(人民網)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간 전통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 "중국이 양국간 협력에 그 어떤 정치적 조건도 부가하지 않았으며 주요 목적은 스리랑카의 발전 잠재력을 확대하고 민중들의 복리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스리랑카의 자주적인 발전의 길과 독립·주권 수호를 지지한다", "국가발전에 더 큰 성취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구애'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한 축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공동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실크로드 기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융자채널을 충분히 활용해 대규모 프로젝트 건설과 산업 협력을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조속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국 기업의 스리랑카 투자를 권장하고 스리랑카의 제조업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울 것"이라면서 스리랑카 측을 향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잘 보호해 줄 것"도 촉구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최근 시리세나 대통령 취임 이후 제동이 걸린 콜롬보항 건설 프로젝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스리랑카의 인프라를 건설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중국만 한 파트너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도 담겼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에 대해 외신 중 일부는 올리브 가지(구애)와 경고를 동시에 보낸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중국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이자 인도 견제와 미국의 포위망 돌파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스리랑카와의 협력을 부쩍 중시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전임 대통령 시절에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했지만 시리세나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인도를 택하고 인도가 반대해 온 콜롬보항 프로젝트 등에 제동을 거는 등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균형 외교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시리세나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스리랑카 새 정부는 앞으로 더 중국과의 우호 협력과 양국 인민간 우호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국 측을 안심시켰다.

그는 "최근 콜롬보항 건설과정에서 나타난 상황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것으로 문제는 중국 측에 있지 않다"면서 "양국이 체결한 각종 협의를 잘 실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조만간 콜롬보항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임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실크로드는 양국 공통의 역사적 유산"이라면서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틀 내에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도 희망했다.

양국 정상은 인프라 건설 등 전통적 분야의 협력과 함께 위생, 농업, 과학기술, 관광, 인적자원 양성 등 5대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프라, 위생 등 분야별 협력문건을 체결했다.

지난 1월 취임한 시리세나 대통령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博鰲) 포럼 참석을 겸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