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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심사형' 녜수빈 사건 재조사 본격화

중국에서 대표적인 '오심사형' 사건 중 하나로 꼽혀 온 '녜수빈 사건'의 재조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신경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최고인민법원이 이 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한 이후 피해자 측이 변호인을 선임해 사건기록 전체를 열람하는 등 관련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녜수빈 사건'이란 1994년 8월 허베이 성 스자좡 교외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녜수빈이란 청년이 이듬해 사형을 당했으나 10년 뒤에 진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체포된 사건을 말합니다.

녜수빈의 유가족이 선임한 변호인들은 총 1천700여 쪽에 달하는 재판 및 수사기록 전체를 복사해 정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변호인들은 기소장과 심리기록 등 총 6곳에서 녜수빈의 친필 서명이 위조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사건의 핵심고리로 보이는 현장에서 발견된 '열쇠'에 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피해여성의 시신 옆에서 발견된 열쇠는 녜수빈의 증언기록에서는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으나 자신을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왕수진 은 10년이 지났음에도 자신이 열쇠를 어떻게 했는지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005년 이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지역신문 언론인인 마윈룽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녜수빈이 억울한 사형을 당했고 진범은 왕수진이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신경보는 사설에서 녜수빈 사건과 관련 "변호인이 사건기록을 열람한 것은 첫 걸음일 뿐"이라면서 진상의 조속한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 사건은 18년 만에 오심사형으로 판정된 '후거지러투 사건'과 함께 중국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후거지러투 사건'은 1996년 18세였던 소수민족 청년 후거지러투가 여성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했다가 성폭행 살인범으로 몰려 무고하게 사형당한 사건입니다.

유가족과 변호인은 18년간에 걸친 법정투쟁 끝에 지난해 말 어렵게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고 진범에게는 최근에야 사형이 선고됐습니다.

시진핑 체제가 지난해 11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에서 '헌법통치'를 선언하고 대대적인 사법제도 수술에 착수하면서 중국에서는 이처럼 과거의 오심사형 의혹 사건들이 잇따라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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