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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지대공 미사일, 南 무기 비리 조롱했다

[취재파일] 北 지대공 미사일, 南 무기 비리 조롱했다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무기도입 비리를 한껏 조롱했습니다. 지난 12일 북한이 발사한 고고도 지대공 미사일 SA-5와 중고도 지대공 미사일 SA-2가 일광공영이라는 회사가 도입 비리를 저지른 공군 전자전 훈련 장비 EWTS의 허점을 비웃은 것입니다.

우리 공군의 EWTS는 SA-5와 SA-2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할 수 없는데 북한은 꼭 집어서 SA-5와 SA-2를 발사했습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이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을 체포하고 EWTS 도입 비리의 실태가 하나씩 드러나자 북한이 SA-5와 SA-2를 발사한 것은 누가 봐도 조롱입니다.
북한 지대공 미사일
● SA-5ㆍSA-2와 EWTS의 잘못된 만남

공군 전자전 장비인 터키제 EWTS는 조종사들이 북한의 대공 미사일의 위협을 상정해 미사일 탐지, 요격, 회피 훈련을 하는 장비입니다. EWTS에 북한 대공 전력의 정보가 낱낱이 포함돼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런데 SA-5와 SA-2의 정보는 빠져 있습니다. SA-3의 위협 상황만 EWTS에 프로그래밍 돼 있습니다. 북한 지대공 전력의 대부분이 SA-3라면 이해할 만도 하지만 이 역시 아닙니다. 북한 지대공 미사일의 80% 이상은 SA-5와 SA-2가 차지하고 있고 사거리와 요격 고도 모두 SA-5와 SA-2가 SA-3를 능가합니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EWTS가 북한은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SA-6와 SA-8의 위협 상황은 구현한다는 것. 

군은 이런 장비를 130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1300억 원이란 가격은 정상가도 아닙니다. 2배 이상 부풀려졌고 차액은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 등이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이 지난 11일 이규태 회장을 체포해서 조사하고 있으니 그 돈을 누가 챙겼는지 곧 드러날 것입니다.

● 北, 이규태 회장 체포 다음 날 전격 조롱

이규태 회장이 EWTS 도입 비리 혐의로 11일 체포되자 북한은 12일 SA-5와 SA-2를 발사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우연이라기엔 너무 공교롭습니다. 북한은 SA-5와 SA-2가 EWTS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쪽의 이런저런 채널을 통해서 익히 ‘공지’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값 비싼 SA-5를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무력시위라면 저렴한 SA-3나 방사포 정도로도 충분한데 굳이 SA-5와 SA-2를 꺼내들었습니다.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조롱 당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규태 회장과 군 탓에 제대로 한 방 먹었습니다.

▶ 北, 키리졸브 종료 전날 지대공 미사일 7발 동해로 발사
▶ '500억 원 군납 비리 혐의' 이규태 회장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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