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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초강세에 美 연준 금리인상 '딜레마'

12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선 미국 달러화 초강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미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위축시켜 제 궤도에 오르려는 성장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달러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단일통화인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05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무려 12.6% 급등했다.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화 지수도 12년 만의 최고치인 99.649로 올라섰다.

지난주 후반에 나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시행 발표와 기대 이상의 호조로 드러난 2월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을 촉발하면서 달러화 상승 속도에 기름을 부었다.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약해 연준이 금리를 조기에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도 ECB의 양적 완화 시행으로 부각된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간 차이가 '1유로=1달러'를 뜻하는 패러티 전망을 촉발한 모습이다.

연준의 고민은 급등한 달러화가 미국 수출기업들의 이익을 약화시켜 성장을 둔화시키고, 수입물가 하락으로 물가상승이 더욱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점치는 시장에 반응해야 하는 지점에 있다.

지난해 2.4% 성장한 미국 경제는 고용 개선이 본격적인 소비 회복세로 이어져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이미 일부 연준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치솟은 달러화 가치가 대기업들의 우려를 낳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달러화에 큰 움직임이 있었고, 일각에서 나온 실망들을 이해한다"면서 연준이 이미 금리를 올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게리 코언 대표는 환율 움직임이 연준을 "매우 어려운 입지"에 놓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려 한다면 끊임없이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계속 있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려는 이유는 알지만 주변 환경들에 위축될 것이고, 다른 모든 국가가 통화정책 완화를 계속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달러화 강세에 걱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 의도가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기했다.

과거엔 과열 양상을 보인 경기를 식히려는 목적이었지만 이번엔 전례 없는 제로 금리와 4조5천억달러에 달하는 양적 완화 시행 이후 금리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다.

즉, 경기가 과열인지가 아니라 예외적 통화완화 조치 없이도 견딜 만큼 괜찮은지에 대한 판단이 연준의 잣대가 된다.

따라서 연준이 갑작스럽게 또는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분석했다.

여전히 목표치(2%)에 훨씬 못 미치고, 앞으로도 계속될 낮은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요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달러화 강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끌어올리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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