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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대 여성사업가 '암극복 스토리' 알고보니 '허탈'

호주 사회가 20대 젊은 여성 사업가의 사기 행각에 허탈감에 빠졌습니다.

23살의 이 여성은 그동안 자신의 암 극복 스토리를 바탕으로 소셜미디어 기반의 사업에 착수, 애플과 제휴까지 성사시키는 등 주목을 받아온 만큼 호주 사회의 충격은 큽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벨 깁슨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17살 때 뇌종양 말기와 간암, 자궁암 등 여러 암 진단을 받고 4개월까지만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으나 치료도 받지 않은 채 극복했다는 내용을 몇 해 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2009년에 심장수술을 받을 때는 수술대에서 잠시나마 숨이 끊어지기도 했다는 내용까지 실었습니다.

깁슨의 이야기는 곧 소셜미디어에서 커다란 화제를 몰고 왔고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계속 늘어 약 20만 명으로 불어났습니다.

깁슨은 뜻밖의 폭발적인 호응에 자신의 암 극복 사례를 배경으로 사업에 나섰습니다.

암과 싸울 때의 영양분 섭취와 관련한 앱을 만들었고, 이 앱은 다운로드만 30만 회에 이르렀습니다.

애플과는 요리 앱을 만들어 신형 애플워치의 중심 앱으로 키우기로 제휴했으며, 이번주 애플워치를 출시한 애플도 그동안 이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명 출판사인 펭귄북스와 함께 요리 책까지 냈습니다.

이 젊은 여성의 당돌한 사기 행각은 5개 자선단체에 제공한다며 모금활동을 했으나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소비자 단체가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습니다.

깁슨의 자신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지인과 의료진 등의 증언으로 속속 거짓으로 드러나자 암 진단 등 관련 내용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삭제했습니다.

또 자신의 암 진단과 관련해서는 "자기요법을 동원한 의료진의 오진 가능성이 있다"는 말만 전하면서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깁슨의 한 친구는 "그녀는 아픈 것으로 보인 적이 없었다"면서 "그녀가 병에 걸렸다고 말한 시기에 친구 2명이 뇌종양으로 숨진 일은 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밝혔습니다.

애플 측은 깁슨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언급을 피했고, 펭귄북스 측은 신뢰를 바탕으로 했을 뿐이며 진료기록 같은 증거는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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