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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촌 식수난에 신음…"오염된 물 알고도 마셔"

중국 정부가 농촌 지역의 식수난 해결을 위해 10년째 급수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지역이 기본적인 '마시는 물'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올해 양회에 참석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정협)의 위원들은 현재 자국의 농촌 주민에게 매우 절박한 문제로 식수난을 지적하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인대 대표 첸녠쑨은 "농민들이 어쩔 수 없이 오염된 물을 마시는 상황이 장기간 개선되지 않아 매우 불안하다"면서 "오염된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농민들의 건강문제는 일정 기간 잠복기를 거친 뒤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농촌 음용수 안전공정'을 추진 중인 중국 정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억1천만 명의 농촌 주민이 음용수 안전 문제에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올해 양회에서 농촌 식수난의 사례로 제시된 안후이 성의 경우 1천400여 개 농촌 마을에 대한 정부의 표본조사에서 최소 1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심각하게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수도 시설이 없는 중국 농촌에서는 대부분 깊이가 20m가량에 불과한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로 쓰고 있지만 각종 농약이나 농자재, 축산폐수 등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해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안후이 성 지질조사원 관계자는 "주민들도 마을의 물이 오염돼 마실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대안이 없어 매일 그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면서 "안후이성 북부는 주민 발병률이 매우 높은데 이는 식수 오염과 관련된 것으로 보여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도 농촌 식수난 해결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6천만 명의 음용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사업이 형식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후이 성 푸양 시의 한 농촌 주민은 "올해 춘제(설) 전에 정부에서 집에 새 수도꼭지를 달아줬지만 거기서 나오는 물은 예전과 같은 지하수"라며 "겉보기만 그럴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정협 위원 판젠웨이는 "지하수는 쉽게 오염되지만 원상태를 회복하기는 극히 어렵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소 수십 년의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인대 대표인 톈진 시 수리과학연구원 저우차오훙 공정사는 "농촌의 오염원을 찾아 오염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친환경 농법을 보급하고 각종 폐수의 무단 방류를 철저히 막아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수년간 가뭄이 이어지고 공업·농업용수 사용을 위해 곳곳에 댐과 저수지를 쌓는 등 수자원을 무리하게 사용한 결과 북방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막화가 남방 지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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