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위스콘신 흑인 사망에 사흘째 시위…고교생도 참가

미국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발생한 경찰에 의한 비무장 흑인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습니다.

고등학생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시위에 가세해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사용에 비판을 가했습니다.

현지시각 9일 미국 언론은 이날 오전 위스콘신 대학에 집결한 시위대가 주 의사당까지 평화 행진을 벌이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성토했다고 전했습니다.

일간지인 위스콘신 스테이트 저널은 특히 오전 수업을 팽개치고 거리로 나오라는 시위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많은 고교생이 주 의사당 주변에 모여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시위대는 주 의사당 중앙홀을 점거하고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또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목숨을 잃은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추모하며 퍼거슨 시위대가 내건 '손들었으니 쏘지 마'라는 슬로건도 반복해 소리쳤습니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밤 윌리엄슨 스트리트의 한 주택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토니 로빈슨이 맷 케니라는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하면서 비롯됐습니다.

매디슨 경찰은 흑인 남성의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한 케니 경관이 소란을 피운 가정에 진입해 로빈슨과 몸싸움을 벌였고, 머리를 맞은 케니 경관이 로빈슨에게 총을 발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로빈슨이 브라운과 마찬가지로 비무장 상태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흑인은 물론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등 케니 경관의 상식을 넘은 총격에 격분한 이들이 모두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이클 코벌 매디슨 경찰서장은 경찰 블로그를 통해 매디슨 시민에게 공개 사과했습니다.

그는 "'내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서 화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사과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경찰을 대표해 머리를 숙였습니다.

경찰서장의 사과에도 시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건을 조사할 위스콘신 주 산하 기관인 범죄 수사부의 역할에 관심을 뒀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라운 사건과 백인 경찰에 목을 졸려 사망한 뉴욕의 흑인 에릭 가너 사건 모두 독립된 기관의 수사 없이 조사가 이뤄져 결국 해당 경관의 불기소로 이어진 바람에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면서 범죄 수사부의 수사 결과가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