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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세금 환급금이 연말정산 환급금으로 둔갑

지난주 금요일 저희 8시 뉴스에서는 국세청에서 잠자고 있는 미환급 세금을 알뜰히 찾아가시라는 내용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월요일 밤까지, 그러니까 주말 내내 인터넷 포털에서는 관련 키워드가 검색 순위 상위에 올랐는데요.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게 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연말정산이 연관 검색어로 뜨고 연말정산 환급금을 찾아가라는 줄로 많은 사람이 오해하기 시작한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해당 기사를 썼던 경제부 김용태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김용태 기자/SBS 경제부 : 분명 월급쟁이들과는 관계없는 얘기하고 언급을 하긴 했지만, '아예 연말정산과는 관계없는 내용이라고 쓸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목소리가 낯이 익다 싶죠.

얼마 전까지 모닝와이드 앵커를 했던 김용태 기자였는데요.

국세 환급금은 주로 개인사업자들이 모르고 더 낸 세금을 국세청에서 조회한 뒤 관할 세무서로부터 돌려받는 거고 연말정산 환급금은 주로 근로자들이 회사로부터 직접 지급받는 거라 둘은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도 혼동이 일어난 원인을 살펴봤더니 일부 매체들이 이 기사를 잘못 재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숫자는 그대로인데 주어를 연말정산 환급 세금으로 바꾼 기형적인 기사들이 온라인에서 여과 없이 복제 유포되고 있었던 겁니다.

급기야 국세청 홈페이지 접속마저 지연되면서 국세청은 헷갈리지 마시라는 참고자료까지 냈습니다.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실망하고 속은 기분도 드셨을 겁니다.

물론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는 뜻도 되겠죠.

그게 엉터리 기사 때문이든 경제 사정 때문이든 이번 해프닝은 또한 세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복지와 증세 문제에 반드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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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금으로 유리지갑만 털고 있다는 비난이 일자 그에 대한 반박으로 내세운 게 기업소득 환류 세제죠.

기업들의 지나친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인데요.

그 효과가 거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현대자동차 그룹은 애초부터 기업소득 환류 세의 부담이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주한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지난주 시행 규칙이 발표되면서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옛 한전부지 중 대부분인 80%가 '업무용' 토지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니까 10조가 넘는 매입대금 중 8조에 이르는 돈이 투자로 간주 됐습니다.

만약 투자로 봐주지 않는다면 여기에 10%의 세율을 적용해 8천억 원의 세금을 냈어야 하는데 이를 아낄 수 있게 된 겁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현대차그룹은 마치 특혜를 받은 것처럼 비춰진 데 거부감을 느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한전 땅을 투자로 고려하지 않더라도 원래부터 기업소득 환류 세제에 따른 추가 세액은 미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기아차나 모비스를 제외한 현대차에 한해서만 지난해 실적을 대입해서 한 번 계산해 보면 이미 수익에서 임금상승분과 설비투자비 그리고 배당액을 빼면 남는 게 1천500억 원으로 과표 자체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10%, 즉 150억 원만 추가로 내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올해는 이보다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수익은 줄고 배당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이렇게 영향이 가벼운데 정부가 토지 구입까지도 투자로 인정하면서 세제를 더욱 느슨하게 만들어놨으니 기업에 대한 증세라는 정부의 논리는 빈약해졌고 당초 도입 취지인 내수활성화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만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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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잔혹한 성폭행과 살인으로 어린 딸을 잃은 한 어머니가 특별한 방법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 활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LA에서 박병일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수백 명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흰색 소방복을 입은 여성이 한 주택에 불을 붙였습니다.

5년 전 이 여성의 당시 일곱 살배기 딸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납치된 뒤 범인이 살고 있던 바로 이 집에서 잔인하게 성폭행을 당하고 목 졸려 살해됐습니다.

하지만 이 끔찍한 범행현장은 이제 훨훨 타들어 잿더미 속으로 사라짐으로써 어머니의 아픈 기억은 물론 이웃들의 공포와 두려움도 지워줬습니다.

이 어머니가 이렇게 당당하게 불을 지를 수 있었던 건 집이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비영리 재단을 통해 집을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태워버리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어머니는 집을 소방서에 기증했습니다.

훈련장으로 쓰라며 말입니다.

덕분에 소방관들은 실제 가정집에서의 화재 상황을 바탕으로 한 수색과 구조 연습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 전부 타서 없어지고 공터로 변한 이 장소를 재단은 추모 공원이나 놀이터처럼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익적인 장소로 재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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