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노역 않게 벌금 대출 '장발장 은행' 설립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돈이 없어 교도소에서 노역해야 하는 이들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생겼습니다.

인권연대는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 단지 벌금형을 감당할 수 없는 소년소녀 가장, 미성년자, 차상위 계층 등에게 무이자로 벌금을 대출해주는 '장발장 은행'을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장발장 은행은 이달 초 국세청 허가를 받아 어제(25일) 정식으로 설립됐습니다.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대출할 수 있으며 6개월 거치 1년 균등상환 방식으로 별도의 담보나 이자는 없습니다.

은행 대출금은 시민 모금으로 충당되는데 현재까지 600여만 원이 모였고 1천만 원을 채우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살인·강도·성폭력·뇌물 사건과 상습범 등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은행 고문은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은행장은 홍세화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이 각각 맡았습니다.

현행법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30일 이내에 현금으로 한 번에 완납해야 합니다.

분납이나 일시 연장 제도가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인권연대는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서민들이 해마다 4만 명이 넘는다"며 "소득 불평등이 곧 형벌 불평등인 사회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