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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투신하려던 50대 여대생들이 설득해 구조

한강 투신하려던 50대 여대생들이 설득해 구조
신변을 비관해 삶을 포기하려던 50대 남성이 학생들의 작은 관심으로 생명을 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어제(24일) 오후 10시 40분 만취한 박 모(55)씨가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북단 난간에 걸터앉아 뛰어내리려는 것을 지나가던 계명대 학생 김정은(21·여)씨와 이수현(22·여)씨가 발견했습니다.

두 학생은 즉시 생명의 전화에 신고한 뒤 박 씨를 붙잡고 투신을 만류했습니다.

"올라와서 차 한잔하자. 제발 다시 한 번만 생각해달라"는 학생들의 설득에 투신을 망설이던 박 씨는 신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20여년 전 사업 실패 후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지냈으며 최근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후암동의 월세 방에서 나와 노숙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조 당시 박 씨의 지갑 안에는 조카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가 있었습니다.

박 씨는 경찰관에게 자신의 통장을 보여주며 "조카가 매달 10만∼20만 원을 보내주고 있다. 조카를 꼭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박 씨를 구한 학생들은 서울에 놀러 와 한강 경치를 구경하다 다리에 놓인 가방과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고서 곧이어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에 난간 쪽을 쳐다봤다가 박 씨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은 박 씨가 구조되자 "이제 괜찮으신 거냐. 살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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