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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의 침묵 딜레마…최선인가 차선인가

한효주의 침묵 딜레마…최선인가 차선인가
영화 '쎄시봉'의 흥행 성적이 예상 밖으로 저조하다. 상당 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끝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다. 

이를 두고 개봉 전부터 전개된 평점 테러를 원인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적잖다. 더불어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이 여주인공인 한효주에 대한 관객의 반감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다. 그 반감의 중심엔 한효주의 동생이 연루된 김일병 사건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언론은 잇따라 한효주에게 연좌제의 굴레를 씌워선 안된다고 말한다. 사건이 일단락된 마당에 당사자도 아닌 가족인 한효주에게 비난을 퍼붓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 물론 수긍이 간다. 한효주가 원흉이 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사실을 관계를 떠나 한효주와 소속사의 대처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이 소속사는 이병헌의 협박 사건과 관련에서도 위기 관리 능력에 구멍을 드러낸 바 있다. 대중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 침묵했고, 뒤늦은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한효주는 '쎄시봉' 개봉을 앞두고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네티즌들은 비난을 퍼부었고 '쎄시봉'에 대한 대대적인 평점 테러가 일어났다.

이후 한효주는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차기작 '뷰티 인사이드'의 촬영 일정으로 짬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사석에서 만난 관계자는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탓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소속사 측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홍보 활동을 감행하며 정면 돌파하기엔 대중의 반감이 우려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가해자로 지목된 가족으로서 도의적인 사과의 뜻을 전하기에는 사건 자체가 다시금 회자될까 걱정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이 같은 복잡한 속내 속에서 한효주는 침묵을 택했다. 대중들이 실망하는 지점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효주의 모습일 것이다. 

나름대로 억울한 상황에 부닥친 한효주에 대해 몇몇 매체들은 연좌제의 굴레를 씌우거나 돌을 던져서는 안된다는 이유 있는 비호에 나섰다. 또 한효주 여파로 영화가 평가절하되고 그로 인해 영화를 만든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가 가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유가족의 아버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도 가슴 벌렁거림이 가라앉지 않는데도, 속없는 '연예'신문들은 무례한 글을 가끔 남깁니다. 애써 외면합니다. 힘을 얻으려고 또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제가 참 마음 약한 사람임을 새삼 느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침묵 딜레마에 휩싸인 한효주의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망자만큼 또 아들을 잃은 가족만큼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가운데 언론이 그녀를 감싸는 상황 자체도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다. 때문에 작성자의 의도와 달리 고도의 안티기사가 돼버리는 모양새다.

한효주는 데뷔 이래 꾸준한 활동을 펼쳐오며 전세대 팬들의 고른 호감을 받아온 배우다. 팬들의 사랑이 활동 의 기반이 되는 연예인에게 대중의 외면은 그 어떤 시련보다 차갑다. 

대중에겐 스타를 좋아할 자유로 또 좋아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쎄시봉'에 대한 평점 테러 역시 상황 자체는 안타깝지만 일부 대중의 과격한 자유 표현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효주는 데뷔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까. 과연 침묵이 능사일까.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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