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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폭력 남편 걷어찬 아내, 법원 판단은?

평소 폭력을 일삼는 알코올중독 남편을 발로 걷어차 의식 불명 상태에 빠뜨린 아내가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 얼마 전 8시 뉴스에서 전해드렸죠.

항소심이 원심을 180도 뒤집었는데요.

법원이 왜 이렇게 전혀 다른 결과를 낸 건지 김학휘 기자가 취재파일에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남편이 의식 불명이 된 게 과연 아내의 행위 때문인가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남편이 사건 다음 날 머리가 아프다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침대에서 바닥으로 '쿵'하고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심은 맞다고 봤습니다.

남편이 병원에 오기 전 이미 아내에게 걷어차인 이후로 두통과 구토, 시야 제한 같은 전형적인 뇌출혈 증상을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쟁점은 아내에게 정당방위가 성립되는가 였습니다.

1심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내가 머리카락이 뽑힐 정도로 상식 밖의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이에 맞서기 위해 발을 휘두른 거라고 인정했습니다.

반면 2심은 아내가 남편을 뿌리친 것과 걷어찬 것을 하나의 연결된 동작이 아닌 별개의 동작으로 보고 남편을 뿌리친 시점에 벌써 신체에 대한 침해는 끝난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결국, 아내는 실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지난해 집주인이 도둑을 때렸다가 도둑이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숨진 사건과 마찬가지로 정당방위의 범위를 너무 좁게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대법원에서의 최종 판단에서는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이 아내가 범죄자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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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주면 일명 보라매 사업으로도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이 2차 입찰과 함께 본격 궤도에 오릅니다.

개발비만 8조 6천억 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누가 따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커다란 걸림돌이 있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대진표는 이미 짜여졌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대한항공과 유럽 에어버스의 연합과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가 복병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사업에는 인도네시아 정부도 참여합니다.

지분율 20%로, 당연히 기술도 상당 부분 가져가게 됩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라는 점입니다.

미국에겐 잠재적 적국이나 다름없어서 무기 기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전투기 기술을 알려주기가 거의 불가능한 겁니다.

어떤 팀이 최종적으로 선정되든 이번에 만들게 될 전투기 KF-X에는 록히드마틴의 기술이 두루 적용됩니다.

얼마나 제대로된 기술을 내놓을 자는 모르지만, 어쨌든 과거 F-35 전투기를 팔아준 대가로 17개 분야의 기술을 넘겨받기로 약속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인도네시아로 흘러가는 걸 미국 측이 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금지 규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맹방인 우리나라로의 기술 이전에도 지독히 소극적인 게 미국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술이전이 아니라 단순히 부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고장이 나도 우리는 손도 못 댑니다.

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국민적 기대가 정말 높은 사업인데 이렇게 성공을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도 않은 채 시동부터 걸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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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주말까지 5일이나 이어지는데요.

설날이 지금처럼 당당한 공휴일이 된 지는 올해로 딱 30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쉬는 날도 아니었거니와 심지어 박해까지 당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데요.

유영수 기자가 국가기록원 자료를 바탕으로 취재파일에 친절히 설명했습니다.

음력 1월 1일이 양력 1월 1일에 공식적인 '설날' 타이틀을 내준 건 지난 1895년 태양력을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그렇지만 인위적으로 정해진 날이라는 데 대해 사람들은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이후 일제시기가 되면서 일본 총독부까지 양력설을 강요하자 사람들의 거부감은 더 커졌습니다.

음력설에 흰옷을 입고 세배를 다니면 검은 물이 든 물총을 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광복 이후에도 정부는 시간과 물자의 이중 낭비를 막겠다며 양력설만을 공휴일로 못박았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1985년 정부가 음력설도 공휴일로 지정하게 된 건 국민들의 음력설 사랑이 계속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4년 뒤 하루는 너무 짧다는 여론에 따라 공휴일을 설날의 앞뒤 날까지로 확대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저도 설은 항상 빨간 날이었는 줄 알았는데 이런 부침의 역사를 알고 나니 왠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비록 휴일에도 뉴스가 있기 때문에 저도 쭉 쉬지는 못하고 저처럼 일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겠지만, 그래도 설의 의미만큼은 잊지 않는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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