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투기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속이거나 정비 대금을 부풀려온 예비역 공군 중장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챙긴 돈이 무려 240억 원이지만 단 한 번도 군의 수사나 감사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한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KF-16입니다.
레이더에 잡힌 비행물체가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분할 수 있는 '다운 컨버터'가 탑재돼 있습니다.
적의 전파 방해에도 주파수를 바꿔 아군과 연락할 수 있는 핵심 장비로 대당 가격이 35억 원에 달합니다.
예비역 공군 중장 출신인 천 모 씨가 회장으로 있던 전투기 정비업체 B사는 지난 2008년 KF-16 전투기의 다운컨버터 5개를 교체하기로 공군과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전투기의 부품은 교체되지 않았습니다.
미리 준비한 모조 부품을 새 부품인 것처럼 갖고 들어간 뒤 교체하는 시늉만 한 것입니다.
마치 새 부품을 수입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들어 군에 제출했습니다.
서류 조작만으로 170억 원을 가로챈 것입니다.
공군 전투기의 다른 부품 2천여 개도 서류를 조작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챙긴 돈이 무려 240억 원이나 됩니다.
천 전 중장 등 업체 경영진은 공군 예비역 영관급 장교들을 직원으로 영입해 군의 감찰도 무마했습니다.
실제로 이 업체는 이번 사건이 드러날 때까지 5년 동안 단 한차례도 군의 수사나 감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이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