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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래 27년 만에 학사모…"희망주는 공연 만들게요"



"어려운 시기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재기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었어요.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장애를 딛고 꿈을 이뤄온 '희망의 아이콘' 가수 강원래(46)씨가 27년 만에 빛나는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강씨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강릉대에 입학한 강씨는 개인 사정으로 중퇴했다가 2012년 서울문화예술대 연기예술학과 2학년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왔다.

2000년 불의의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가 된 그는 사고 5년 만인 2005년 장애를 딛고 가수로 재기했다.

부인 김송씨는 아들 선을 데리고 참석해 남편의 졸업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사회자가 김송씨와 선을 함께 무대 위로 부르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중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강씨는 휠체어에 앉은 채 아내 품에 안긴 아들의 볼에 입맞춤했다.

강씨는 "가수 활동 경험을 기반 삼아 창작 뮤지컬 제작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뮤지컬 감독의 꿈을 이루려고 늦깎이지만 대학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이 없었다면 대학을 다니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모로 배려해주신 교수님과 직원, 학생들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애예술인 공연단 '꿍따리유랑단' 단장을 맡은 강씨는 "연예인으로서 쌓은 경험과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접목해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저마다 사연을 안고 강씨와 함께 특별공로상을 받은 장애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한 최준(26)씨는 발달장애 2급을 극복하고 '피아노 병창'이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피아노 병창은 피아노를 연주하며 전통 판소리를 부르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 예술계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치료 목적으로 시작한 판소리에 재능을 보였고, 이를 놓치지 않은 부모의 노력으로 빛을 발해 현재 음반을 내고 발표회를 여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무용학과를 졸업한 백지윤(24·여)씨는 다운증후군을 이겨내고 발레리나로 우뚝 선 주인공이다.

백씨는 142㎝라는 작은 키에 근력이나 균형감각도 부족하지만 오로지 발레에 대한 열정 하나로 약점을 극복했다.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상을 받았고, 2013년 1월 평창스페셜올림픽 문화행사에서는 국립발레단과 함께 작품 '지젤'을 공연하기도 했다.

백씨는 "발레리나의 꿈을 이루는 데 장애는 방해물이 아닌 동반자"라며 "무대에서 행복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로 영원히 남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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