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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대호 최악 여객선 참사 동영상 100년 만에 발견

미국 시카고 강에서 전복돼 844명의 사망자를 낸 선박 참사 현장 동영상이 100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현지시각으로 9일 시카고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1915년 7월 시카고 강에서 발생한 대형 증기 유람선 '이스트랜드호' 전복 사고 100주기를 앞두고 참사 현장을 담은 55초 분량의 동영상이 한 대학원생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당시 2천50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이스트랜드호는 출발 직전 정박 된 상태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미국 오대호에서 발생한 단일 선박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일리노이대학-시카고캠퍼스 박사과정 제프 니컬러스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시카고'에 관한 논문을 위해 네덜란드 '아이 필름 인스티튜트' 온라인 자료실을 뒤지던 중 사고 동영상을 발견하고 지난 6일 '이스트랜드호 참사 역사학회'에 제보했습니다.

역사학회 측은 "사고 당시 사진을 통해 동영상 촬영 기사들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동영상이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오랫동안 조사를 벌였지만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동영상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니컬러스가 찾아낸 동영상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약 25초 분량의 첫 번째 동영상은 사고 직후 경찰, 소방대원, 자원봉사자들이 옆으로 쓰러진 유람선 선체에 올라서서 구조를 벌이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역사학회 측은 "일반인들이 선체에 올라서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사고 발생 1시간 이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30초 분량의 두 번째 동영상은 사고 후 최소 일주일이 지난 후 진행된 선체 인양 작업이 녹화돼 있습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당시 미시간호수를 운행하는 다른 여객선들과 마찬가지로 이스트랜드호가 승객 과포화 상태였던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1912년 영국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 호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 연방 정부가 선박 구명정을 안전하게 개조하도록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게가 더해진 것이 오히려 사고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역사학회 측은 오는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시카고에서 참사 100주기 추념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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