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통보에 앙심'…동거녀 모친 납치한 40대 검거

강원 춘천경찰서는 오늘(10일) 결별 통보에 앙심을 품고 동거녀의 80대 모친을 납치·감금한 혐의(감금 등)로 이 모(46)씨를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어제(9일) 오후 2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동거녀 김 모(45·여)씨의 모친이자 치매 노인인 권 모(82·여)씨에게 "밥을 사주겠다"며 접근, 납치하고 지인에게 빌린 다이너스 승용차에 태우고 다니며 11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이 씨는 동거녀 김 씨가 최근 헤어져 달라고 요구하며 연락을 끊은 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권 씨를 납치하고 나서 "5분 내로 오지 않으면 (모친은) 끝이다"라며 서울에 거주 중인 김 씨를 협박했습니다.

당일 오후 6시 21분 신고를 받은 평창경찰서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김 씨가 오후 8시 5분 춘천지역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 춘천경찰서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검문검색에 궁지에 몰린 이 씨는 검문을 뚫고 1㎞가량을 도주하며 경찰의 추격을 따돌렸습니다.

그러다 결국 인적이 드문 춘천시 동면 느랏재 터널 주변 길가에 권 씨를 내려두고, 인근에 차를 숨긴 뒤 걸어서 도주하다 오늘 오전 1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에 구조된 권 씨는 별다른 외상은 없었으나, 심한 탈진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 노인인 권 씨가 한파 속에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다행히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가족에게 인계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춘천경찰로부터 이 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평창경찰서는 이 씨를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