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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실효세율, 중견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높다

"대기업이 R&D 등 세액공제 받을 때 유리"

증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법인세의 실효세율이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더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대기업이 가장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낼 것이라는 통념과는 상반되는 집계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이란 투자세액 공제, 연구개발(R&D) 공제 등 각종 공제를 제외하고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 세율을 의미한다.

10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경제단체에 따르면 국세통계연보를 인용한 수입(매출) 규모별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 추이를 살펴보면 연간 매출 5천억원 초과 대기업의 평균 실효세율(2010년 기준)은 17.4%로 나타났다.

같은 해 매출 1천억∼5천억원에 해당하는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18.8%로 매출 5천억원 초과 대기업보다 1.4%포인트 높았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기준에 의하면 중견기업의 판단 기준은 전자·금속·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이다.

매출액 500억∼1천억원 구간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 실효세율은 16.9%로 중견기업보다 훨씬 낮았다. 매출액 500억원 이하는 15%대, 매출액 100억원 이하는 11∼12%대로 법인세 실효세율이 낮아졌다.

즉, 중견기업이 가장 세율이 높은 구간에서 법인세를 내고, 대기업이 그다음, 중소기업이 가장 낮은 세율로 법인세를 낸다는 의미이다.

2009년 통계치를 봐도 매출액 5천억원 초과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17.4%, 매출액 1천억∼5천억원 기업의 실효세율은 18.9%로 역시 중견기업의 세 부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과세 역전 현상은 2001년 이후 이어져 왔다.

법인세를 인하하기 전인 2000년에는 매출 5천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24.7%로 1천억∼5천억원 구간 기업(24.6%)보다 높은 적이 있었다.

산업별로 살펴봐도 제조업의 경우 5천억원 초과 기업의 실효세율이 14.9%로 1천억∼5천억원 구간 기업 실효세율(16.6%)보다 훨씬 낮았다.

건설업도 5천억원 초과 기업(20.0%)이 1천억∼5천억원 구간 기업(20.4%)보다 약간 낮았고, 판매유통업의 경우도 5천억원 초과 기업(19.6%)이 1천억∼5천억원 해당 기업(20.7%)보다 세율이 낮았다.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높은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세율이 대기업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세액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에서는 평균 1억1천만원 정도의 법인세를 내는 기업의 실효세율이 32.2%로 가장 높고, 그 이상 세액을 부담할 때는 오히려 세율이 내려갔다.

미국에서는 1억 달러 이상 세액을 부담하는 초대형 기업의 경우 실효세율이 21.6%로 중소기업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조세재정연구원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의 경우 연구개발이나 투자 등으로 각종 세액 공제를 받는 액수가 중견기업보다 많을 수 있다. 즉, 대기업의 세액 공제 여력이 더 크다는 것"이라며 "다만, 국세 통계로만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 세액공제를 받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해외법인에서 법인세를 낸 부분이 국내 납세과정에서도 비과세 감면 요인으로 참작되기 때문에 실효세율 산출에 유리한 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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