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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백인보다 불평등

미국 주택 구입에서 흑인과 백인의 경제적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새로운 지표가 나왔다.

경제 전문 방송인 CNN 머니가 자국 최대 부동산 포털 사이트인 질로우의 자료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을 보면, 집을 사면서 같은 돈을 금융권에서 빌릴 때 흑인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승인 불허율은 27.6%로 백인의 10.4%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히스패닉(스페인어 사용자) 인구의 모기지론 승인 불허율도 21.9%로 백인의 2배에 달했다.

질로우는 주택 수요와 대출 차별 정보 등을 파악하는 연방 정부의 2013년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이처럼 인종 간에 대출 승인율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백인이 흑인이나 히스패닉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평균 백인이 흑인이나 히스패닉보다 2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더 올리기 때문에 모기지론 대출 자격도 더 쉽게 얻는다"고 평했다.

대출 불평등은 인종 간 집 소유 비율 차이로 직결된다.

백인의 70% 이상이 집을 소유했지만 흑인과 히스패닉의 주택 소유자는 각각 42%, 45%에 불과했다.

질로우가 인구통계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로는, 흑인과 백인의 집 소유 비율이 115년 전인 1900년과 비교해 똑같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다.

스카일러 올센 질로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집을 소유하는 것은 부(富)에 이르는 길이자 저축 수단으로 미국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그런 점에서 조사로 밝혀진 인종 간 주택 소유 격차는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했다.

인종 간 대출 격차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연방주택위원회(FHA)의 대출에서 약간 좁혀진다.

FHA의 대출 승인 불허율에서도 흑인이 24.3%로 가장 높고, 히스패닉(20.5%), 백인(14.2%) 순이다.

질로우는 또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를 예로 들며 흑인과 히스패닉 밀집 주거 지역의 주택 가격이 고점을 찍은 거품 붕괴 직전보다 여전히 20%가량 낮지만 백인 주거지역 주택의 가격은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을 계기로 인종 간 주거 지역을 분리하는 정책이 전역으로 퍼져 현재 상태로 고착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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